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모지(emojis)를 발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휴대폰 문자메시지에서 유래한 이모지(絵文字, 에모지)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그림문자들을 의미한다.
이스라엘과 프랑스 고고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스라엘 라믈라의 구석기 시대 유적지에서 발견한 뼈 조각을 분석, 12만년 전 인간이 새긴 것으로 보이는 'I'자와 'U'자 모양의 상징 6개를 찾아냈다고 10일 '쿼터너리 인터내셔널' 저널을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한 쪽 면에 3.8~4.2㎝ 크기의 문양 6개가 새겨진 이 뼈가 소의 조상인 오록스(aurochs)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D 이미징 작업과 현미경 분석을 거친 결과, 문양은 동일한 깊이와 모양을 가지며 모두 같은 방향으로 끝나고 같은 방향으로 시작됐다. 이는 한 사람(오른손잡이)이 날카로운 돌 같은 도구를 이용해 차례로 6개를 새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자들은 이모지와 마찬가지로 뼈에 새긴 문양에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확실한 결론에 도달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원시인들은 오록스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뼈를 선택했으며, 문양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히브리대학교 고고학연구소 매리언 프리포스트는 "문양에 드러난 디테일을 감안하면 도살 중 생긴 자국이라든지 일종의 우연한 낙서라는 가정은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구상 가장 오래된 상징적 조각 중 하나를 발견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이 발견은 인간의 표현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이해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학자들은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조개 껍질에 새겨진 지그재그 문양(43만~54만년 전 추정)이 더 오래됐다고 주장한다. 매리언 프리포스트는 "확실한 것은 텍스트에 이모지가 처음 등장한 것은 1600년대지만, 이모지를 통한 메시징은 적어도 12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