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비만치료제의 효능을 2배 이상 뛰어넘는 강력한 다이어트 약물을 찾아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논문 '과체중 또는 비만인 성인의 주 1회 세마글루타이드 투여(Once-Weekly Semaglutide in Adults with Overweight or Obesity)'에 따르면 현재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사용 중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기존 식욕억제제 대비 2배가량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당뇨를 앓은 적이 없는 16개국 비만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66%의 참가자들은 식욕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를 68주간 매주 한 번 주사로 투약했다. 반면 대조군인 1/3은 위약을 복용했다. 두 그룹 모두 체중 감량을 촉진하기 위해 고안된 생활 습관 및 식생활 계획을 따랐다.

실험이 끝난 뒤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한 참가자는 평균적으로 체중의 14.9%가 줄었다. 20% 이상  줄어든 참가자도 30% 이상이었다. 반면 위약을 투여한 참가자는 평균 2.4% 감량에 그쳤다.

비만예방과 체중조절은 현대인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사진=pixabay>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비만연구원 레이첼 베터엄은 "이 정도의 결과는 기존 약물의 2배 이상의 효과로, 수술을 통해서만 가능했던 수준의 감량"이라며 "이는 비만 치료의 전체 판도를 뒤집을 만한 게임 체인저"라고 말했다.

또한 연구팀은 체중 감량 이외에도 심장대사 위험 요인의 감소,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각종 긍정적인 결과도 관찰됐다고 전했다.

다만 세마글루타이드에도 몇 가지 단점이 있다. 메스꺼움과 설사, 위장 부담 등 부작용으로 60명이 치료를 중단했다. 또 약효의 유지를 위해 매주 주사를 맞아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약물 요법이 중단된 뒤 체중이 어떤 변화를 나타냈는지 데이터가 없다는 점이다. 한 참가자는 뉴욕 타임즈를 통해 실험이 끝난 뒤 체중이 다시 늘어났다고 밝혔다.

킹스칼리지런던 명예교수 톰 샌더스는 "이런 약물은 중증 비만에서 급속한 체중 감소를 얻는 데 단기적으로 유용할 수 있지만, 덜 심각한 정도의 비만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에는 별 효과를 보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추가 분석이 긍정적인 것으로 밝혀지면 세마글루타이드는 새로운 강력한 비만치료제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마글루타이드를 판매하는 제약회사 노보 노르디스크(Novo Nordisk)의 지원으로 진행한 이 연구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영국 및 유럽의 보건당국에 의해 실효성이 검토되고 있다.

비만 예방을 위해 건강한 식습관이 필수다. <사진=pixabay>

비만은 현재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흔한 질병이다. BBC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세계적으로 성인 6억명 이상이 비만, 19억명이 과체중에 시달리고 있다. 성인의 25% 이상이 비만인 영국에서는 국민건강보험에 매년 약 51억파운드(약 7조4900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 

비만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적절한 생활 습관이 필수다. 물론 비만 수술과 체중 감량 약물(식욕억제제 및 지방분해효소억제제)이라는 옵션도 있다. 학계는 비만 수술은 다양한 위험과 합병증을 부를 수 있으며, 약물도 항상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