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고양이를 풀어놓고 기르는 사람은 어느날 새나 쥐 등 사냥감을 물고 들어오는 모습에 기겁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고양이가 1년에 15억 마리의 야생 동물을 물어 죽인다는 통계도 있다.

외국의 집사들은 사냥을 막기 위해 고양이 자유를 제한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영국에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인은 고양이의 실외 활동을 중요하게 여기고  집 안에만 두는 것에 반대했다.

이 문제에 대해 비교적 간단한 해결법을 내놓은 연구도 역시 영국에서 이뤄졌다. 엑서터대학교 야생동물학자 마르티나 시세티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고양이와 더 많이 놀아주고, 육식을 시키는 방법'을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고양이가 사냥감을 물어오는 걸 줄이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12주 동안 355마리의 고양이를 소유한 영국 남서부 219가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30마리의 고양이는 목에 방울을 걸어 먹잇감에게 경고를 줬고, 33마리에게는 같은 용도로 고안된 알록달록한 목걸리를 걸었다. 41마리에게는 먹이를 줄 때 디스펜서 퍼즐을 사용했고, 40마리에게는 육류가 포함된 식단을 제공했다. 38마리는 주인이 매일 놀아준 뒤 결과를 살폈다.

이 방법 중 일부는 이미 효과가 알려져 있다. 실제로 모든 방법은 고양이가 집으로 물고오는 사냥감의 수를 줄였다.

이 가운데 목걸이는 고양이 보다 '새'에게 더 좋은 영향을 미쳤다. 집으로 물고온 새의 숫자가 42%로 대폭 감소했다. 다만 쥐 같은 포유동물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육식'과 '규칙적인 놀이'였다. 시세티 연구원은 "콩 같은 식물 단백질이 포함된 고양이 사료는 '완전한 식단'임에도 일부 고양이는 하나 이상의 미량 영양소가 부족해 사냥에 나설 수도 있다"며 "그렇다고 고양이에게 고기를 먹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환경 문제를 일으키므로, 적당한 영양소의 양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는 집에서 키우더라도 사냥본능을 갖고 있다. <사진=pixabay>

이 연구에서 간과하지 말아야할 점도 있다. 우선 실험 대상인 고양이들이 여전히 사냥 본능을 버리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연구 결과는 '집에 물고 온' 사냥감이 줄었다는 것이지, 사냥 자체가 줄었다는 말은 아니다.

실제로 카메라를 부착한 다른 두 차례의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들은 사냥한 동물 중 23%와 18%만 집으로 가져왔다. 나머지 73%, 82%의 포획물은 버려지거나 그 자리에서 먹혔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야생동물 책임자 애덤 그로건은 "우리는 고양이 만큼이나 야생동물들의 안전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연구는 고양이 주인들을 위한 간단하고 효과적이며 손쉬운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11일 '커런트 바이올로지' 저널에 소개됐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