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뜯어먹는 '라푼젤 증후군'
2021-02-16 08:45

영국에서 '라푼젤 증후군(Rapunzel syndrome)'이라는 희귀한 사례가 보고돼 충격을 준다.

최근 'BMJ 케이스 리포트' 저널에 따르면 영국 노팅엄 퀸즈 메디컬 센터를 찾은 17세 소녀의 위장에서 큼지막한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됐다. 머리카락 길이는 48㎝에 달했으며, 위장을 가득 채우고 일부는 위벽에 구멍을 냈다.

소녀는 지난 5개월 동안 간헐적인 복통에 시달렸으며 2주 전부터 증세가 급격하게 악화됐다. 특히 병원 방문 직전 두 차례 기절했고, 그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얼굴과 머리를 다쳤다.

머리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컴퓨터 단층 촬영(CT)을 실시한 의사들은 머리카락 덩어리로 인해 소녀의 위가 심하게 팽창됐고 위벽이 손상된 사실을 발견했다.

의학적으로 위석(trichobezoar)이라고 불리는 큰 덩어리는 긴 털이 위 속에서 여러가지 음식과 엉겨 붙어 형성된다. 의료진은 수술을 통해 이를 제거했다.

라푼젤 증후군은 전 세계 100여 건만 보고된 희귀병이다. <사진=pixabay>

환자는 두 가지 정신병력이 있었다. 우선 트리코틸로마니아(trichotillomania)라는 '발모벽', 즉 머리카락을 뽑고 싶은 강한 충동이다. 트리코파지아(trichophagia)라는 '식모벽', 즉 강박적인 머리카락 섭취 증상도 갖고 있었다. 

결국 소녀는 '라푼젤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독일 민담과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잘 알려진 긴 머리 소녀 라푼젤의 이름을 딴 병이다. 심리적 장애나 불안,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수년전 발표에 따르면 '라푼젤 증후군'은 세계적으로 100여 건만 보고된 희귀병이다. 영국의 희귀장애기구는 발모벽을 경험하는 사람이 0.5~3%에 불과하다고 추정한다. 그 중 머리카락을 먹는 환자는 10~30%다. 2019년 연구에 의하면 두 가지 질환을 모두 가진 사람들 중 1%만이 위장에서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된다.

머리카락을 먹으면 장폐색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2017년 영국의 16세 소녀가 치명적인 감염으로 사망했다. 최근 몇년 간은 중국과 베트남, 인도 등에서 라푼젤 증후군 사례가 보고됐다. 

영국 소녀는 수술 후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수술 부위가 아물 때까지 소장에 삽입된 튜브를 통해 음식을 공급받았다. 정신과 의사들의 조치를 받은 뒤 수술 7일 만에 퇴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달 후 검사에서는 합병증 징후가 없었다. 환자는 처방된 식이 요법을 잘 지켰고 정신과의사도 만나 상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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