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신흥 우주개발 업체가 불과 3일 만에 3D 프린터로 뽑아낸 로켓 엔진이 시험 비행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스타트업 아그니쿨 코스모스(Agnikul Cosmos)는 14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달 말 인도 사티쉬 다완 우주센터에서 진행한 '아그니반(Agnibann)' 로켓 발사가 문제없이 마무리됐다고 발표했다.

'아그니반'은 길이 6m의 2단 소형 로켓으로, 아그니쿨 코스모스가 3D 프린터로 단 72시간 만에 제작한 엔진을 탑재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실험은 탄도 비행에 필요한 비행 컴퓨터 및 아비오닉스(항공 관련 전기·전자 기술), 유도 및 항법 시스템 등 주요 기능의 테스트가 목적이었다"고 전했다.

3D 프린터로 만든 엔진을 장착한 아그니반 로켓 <사진=아그니쿨 코스모스 공식 홈페이지>

단연 주목받는 것은 '아그니반'의 엔진이다. 원래 로켓 엔진을 만들려면 페이로드의 종류나 무게 등에 따라 달라지는 발사체의 사양을 충족하는지 검사 기간을 포함해 완성까지 짧아도 수개월이 소요된다. 아그니쿨 코스모스는 독일 EOS라는 업체가 개발한 금속 3D 프린터를 사용해 불과 72시간 만에 로켓 엔진을 뽑아냈다.

회사 관계자는 "'아그니반' 로켓 엔진은 고온과 고부하에 견디는 니켈과 크롬 합금 인코넬이 사용됐다"며 "3D 프린팅 과정에서 공정이 제대로 진행 중인지 체크하기 때문에 엔진 완성 뒤 검사 공정의 대부분을 생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그니반 로켓에 장착된 인코넬로 만든 엔진. 3D 프린터로 3일 만에 찍어냈다. <사진=아그니쿨 코스모스 공식 홈페이지>

순식간에 완성된 엔진을 탑재한 '아그니반' 로켓은 지난달 30일 인도 사티쉬 다완 우주센터에서 솟아올랐다. 발사 약 1분 후 로켓은 목표 추력 6kN을 달성했고, 바람의 영향을 고려한 로켓의 자세 제어 테스트도 이뤄졌다. 정해진 고도 약 6.5㎞에 도달한 로켓은 바다에 떨어져 회수됐다.

아그니쿨은 이번 실험에서 성능이 검증된 엔진을 향후 7개 클러스터 형태로 묶어 보다 크고 무거운 발사체를 운용할 계획이다. 다음 실험도 성공할 경우 로켓 제작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져 많은 국가가 진행하는 우주개발의 양상 자체가 바뀔 수 있다고 회사는 자신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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