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유독 11시 11분이나 4시 44분 등 겹치는 숫자에 집착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의외로 이런 사람이 적지 않은데, 해외에는 1111 즉 11시 11분을 '천사의 메시지'라고 주장하는 책까지 나와 있다.

가장 유명한 책은 2008년 출간된 '11시11분 타임 프롬프트 현상: 미스터리한 신호와 연속상황, 그리고 동시성(11:11 The Time Prompt Phenomenon : Mysterious Signs, Sequences, and Synchronicities)'이다.  

이 책은 자칭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초자연현상 연구가 래리 플랙스먼과 시나리오 작가 겸 인디영화 제작자 마리 D. 존스가 펴냈다.

이들은 책에서 "매일 밤 시계에 찍힌 11:11을 보는가. 일평생 같은 숫자가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 같은가. 이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이 경험하는 현상"이라며 "이 신비한 숫자의 연속은 '시간 프롬프트(time prompts)'라고 알려져 있으며, 디지털 시계와 휴대폰, 영수증, 광고판 등에 나타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것들은 순수한 우연처럼 보이지만 천사나 영적인 안내자, 우주 자체와 같은 더 높은 곳에서 온 메시지일지 모른다"며 "중요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촉구하는 내용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특정 숫자에 집착하는 심리가 밝혀졌다. <사진=영화 '넘버 23' 공식포스터>

숫자에 대한 사건을 다루는 뉴스사이트 '긍정의 힘(Power of Positivity)'은 "이 현상은 기본적으로 지구에서 발생하는 심오한 동시성과 우주적 변화 중 하나를 상기시키기 위해 나타난다"며 "이는 당신이 현재 생각과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또 "11:11을 의식하도록 만드는 천사의 숨겨진 의도는 우리가 자신에게 더 집중하게 만든다"며 "우리가 갇히거나, 두렵거나, 좌절감을 느낄 때 항상 영혼의 지도와 더 큰 지혜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준다"고 덧붙였다. 

엘리펀트 저널(Elephant Journal)이라는 웹사이트의 케이트 로즈는 “11:11은 우리가 마음, 영혼, 내면의 직관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촉구하는 우주의 방법"이라며 "이 생애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우리에게 모닝콜 역할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11:11을 보는 것은 가속된 영혼 성장을 경험하는 신호"라며 "우리 내면의 세계는 변화하고 있으며 예기치 않지만 아주 적절한 시기에 우리 삶에 들어오는 사람과 사건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당하게 들리는 이런 주장들은 영화로도 제작된 적이 있다. 2007년 짐 캐리가 출연한 조엘 슈마허 감독의 미스터리 영화 '넘버 23'가 대표적이다.

극중에서 짐 캐리는 아내로부터 '넘버 23'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생일선물로 받은 뒤 숫자 23의 저주로 살인을 저지른 책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망상에 사로잡힌다. 급기야 23쌍으로 이뤄진 인간의 체세포, 유클리드 기하학의 정의 23개, 주요 테러사건 발생일의 합 23, 히로시마 원폭투하일 날짜의 합 23 등을 발견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태어난 시간의 합 23, 부인과 처음 만난 나이 23, 만난 날짜의 합 23 등 세상과 자신이 모두 23의 법칙에 둘러싸여 있다고 믿는다. 

이 영화처럼 숫자에 사로잡힌 사람은 실제로 종종 발견된다. 미스터리 전문 작가이자 TV쇼 진행자 닉 레드펀은 "2016년 UFO 컨퍼런스에서 11:11 현상과 UFO 현상의 연관성에 대한 집착을 보인 청년을 봤다"며 "그는 삶 전체가 숫자에 사로잡힌 듯한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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