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달린 고대 '독수리상어' 발견
2021-03-20 08:56

판타지나 SF영화에 등장할 법한 거대한 날개를 가진 고대 상어 화석이 주목 받고 있다.

2012년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 인근의 9500만년 된 암석층에서 채석장 노동자가 이상한 뼈를 발견했다. 이후 과학자들에 의해 발굴되고 복원된 이 화석은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특이한 형태의 고대 상어라는 것이 밝혀졌다. 당시 사진이 공개되자 고생물학자 사이에서는 그 정체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수년간 연구 결과 과학자들은 1.8m에 달하는 이 화석에 생김새에서 딴 '독수리상어(eagle shark, 학명 Aquilolamna milarcae)'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18일 사이언스 저널을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2012년 발견된 독수리상어의 화석 <사진=Wolfgang Stinnesbeck>

독수리상어의 특징은 상어의 유선형 몸체에 날개 모양의 커다란 지느러미가 붙어있다는 점이다. 이빨로 먹이를 물어뜯는 것이 아니라, 돌묵상어(basking shark)나 고래처럼 입으로 플랑크톤이나 갑각류를 흡입, 아가미 필터를 통해 물을 내뿜어 영양분을 섭취한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측했다. 이를 '여과 섭식(필터 피더, filter-feeder)'이라고 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독일 카를스루에박물관 고생물학자 로맹 불로 박사는 "이런 상어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고대 상어의 화석은 이빨과 척추의 조각으로 식별된다. 하지만 독수리상어의 경우 이빨이 발견되지 않아, 완벽하게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점을 시인했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이 화석의 몸통이 상어와 동일하며, 넓은 머리와 날개 모양의 지느러미를 가진 것을 감안하면 사냥꾼이 아니라 필터 피더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독수리상어는 꼬리지느러미를 움직여 느리게 헤엄쳤고 넓게 펼쳐진 가슴지느러미는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한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이같이 바다 속을 천천히 '날아다니는 듯한' 움직임도 돌묵상어와 흡사하다.

미국 드폴대학교 고생물학자 켄슈 시마다 교수는 "이런 신체 구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이 상어는 아마도 백악기말 대멸종 사태를 통해 사라지고 이후 현재의 고래나 돌묵상어 같은 필터 피더가 진화했다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고대 바다를 날아다니는 듯한 독수리상어의 상상도 <사진=Oscar Sanisidro>

다만 모든 과학자들이 이번 연구결과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훔볼트주립대학교 고생물학자 앨리슨 브론슨 교수는 "연구 결과에는 특이한 점이 너무 많아 연구팀 해석에 약간의 의문이 든다"며 "앞으로 나올 연구결과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 스스로 지적한대로 이번 연구는 이빨 화석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현재의 돌묵상어와 넓은주둥이상어(Megamouth shark) 등 필터 피더들은 비교적 작은 이빨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독수리상어의 정체를 확실하게 밝히려면 향후 추가 발견과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의 추정이 맞다면 이는 고대 바다생물의 진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자, 고대 바다생물의 다양성이 더 풍부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불로 박사는 "잘 알려진 메갈로돈조차 이빨과 척추만으로 생김새를 추정해냈다"며 "독수리상어의 화석은 과학자들이 예상한 것보다 고대 상어들이 훨씬 다양하고 이상하게 생겼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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