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동부 지역이 수개월째 쥐떼의 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 가디언과 호주 지역언론들은 최근 퀸즐랜드와 뉴사우스웨일즈가 쥐떼의 습격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지독한 전염병으로 부르고 있다.

쥐들은 농장을 습격해 수수와 옥수수, 목화 등 수확한 곡물을 모두 먹어치운 것은 물론 거리와 주택 등으로 뛰어들어 사람까지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최소 3명이 쥐에 물려 병원을 찾았다.

시드니 북부 한 마을의 식료품점 점원은 하루에 600마리의 쥐를 잡았으며, 쥐똥을 치우는 데만도 6시간이 걸렸다. 또 쥐의 진입을 막기 위해 임시로 문을 닫는 건물도 늘고 있다. 민가를 덮친 쥐떼가 가구나 가전제품, 전선 등을 물어 뜯어 정전이나 통신 두절, 인터넷 접속 불통 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pixabay>

이런 현상은 이미 지난해 중순부터 시작, 반년이 넘도록 지속적인 피해를 냈으며 최근 들어 절정에 달했다. 호주에서는 1788년 이민자들과 함께 호주로 들어온 쥐들이 4년마다 한 번꼴로 초봄부터 가을까지(남반구는 3월이 가을에 해당) 폭발적으로 번식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도 이 지역에 쥐떼가 들끓은 적이 있지만 현지인들은 최근 수십년 동안 이번이 가장 심하다고 밝혔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에 따르면 이번 현상은 지난해 비정상적으로 많은 곡물을 수확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일부 농부들은 지난해 하반기 강수량이 적었던 것도 이유라고 주장한다. 현지 농장주 데이비드 존스는 "비를 제외하고는 그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CSIRO에 따르면 암컷 쥐는 20일마다 새끼를 낳으며, 한마리가 연간 낳은 새끼는 500여 마리에 달한다. CSIRO는 지난해 12월 일부 지역에는 ha(헥타르) 당 100~200개의 쥐굴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와 현지 주민들은 대응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덫이나 미끼는 지난해말 이미 품절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며, 쥐떼를 한꺼번에 처리하기 위해 대형 함정을 파는 방법이 유행이다. 주정부는 심지어 드론을 이용, 쥐떼 사이에 독이 든 미끼를 던지는 방법까지 승인했다.

퀸즐랜드 주정부는 쥐떼의 습격이 실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주정부는 "아마도 가장 흔한 병원균은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동물에 의해 전파될 수 있는 살모넬라 박테리아"라며 "세균은 일반적으로 감염된 소변이나 배설물로 오염된 음식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염되며 급성 위장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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