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6000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이쑤시개를 사용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이번 사례를 가장 오래된 치아 청소의 증거로 지목하고 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대학교 고고학자 비올레타 노박제프스카 교수 등 연구팀은 지난 2010년 폴란드 스타자냐 동굴에서 발견된 고대인의 치아를 분석한 결과 4만6000년 전 생존했던 30대 남성 네안데르탈인의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24일 '인간진화 저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과 치아 스캔을 통한 2D 및 3D 복원 작업, 그리고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등으로 치아가 호모사피엔스에 비해 에나멜 층이 얇은 네안데르탈인의 것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어금니에 무언가로 긁어낸 듯한 홈이 난 것을 발견했다. 이는 다른 곳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이 흔적과 흡사한 위치와 모양, 방향 등을 보였다.

복원된 네안데르탈인 치아 마모 홈 <사진=M. Binkowsk>

노박제프스카 교수는 "이 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해 도구를 사용한 것 같다"며 "단단하고 원통형의 모양을 가진 것은 물론 이에 흔적을 남길 정도로 자주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쑤시개의 재질은 나뭇가지나 뼛조각, 생선가시 등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네안데르탈인의 이쑤시개 사용 가능성은 이전에도 몇 차례 제기됐다. 2017년 크로아티아에서 발견된 1만3000년 전 네안데르탈인 치아에서도 이쑤시개 홈이 발견됐고, 2013년 스페인에서 발굴된 1만5000~5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이 사이에서는 나무조각이 붙어 나왔다.

이밖에 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의 치아 청소에 사용된 다른 재료로 치실과 같은 역할을 한 힘줄과 풀 등을 꼽지만, 아직 증거가 나온 적은 없다.

더불어 인류의 양치질 및 칫솔에 대한 역사도 다시 언급됐다. 과학전문매체 컨버세이션 최신 기사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칫솔질을 권장한 사람은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였다. 그는 '치약 가루'라고 불린 물질을 사용할 것을 권했다.

WHO에서도 전통적인 치아 관리 도구로 언급한 칫솔나무 <사진=sputnik>

고대 중국과 이집트 문서에서도 치아 관리법이 등장한다. 끝이 날카로운 막대기나 깃털, 생선뼈 등은 물론 금이나 은, 옥과 같은 재료로 치아를 보철하거나 장식한다는 내용이다. 유럽인들은 소금이나 그을음을 넣은 헝겊을 말아 이를 닦았다. 또 칫솔 나무(Salvadora persica)를 씹는 방법은 아랍권으로부터 북아프리카, 인도까지 퍼진 가장 전통적인 치아 관리법 중 하나다.

1700년대 초 '근대 치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의 피에르 포샤르는 물이나 브랜디에 적신 이쑤시개나 스펀지로 치아를 닦을 것을 권했다. 이어 수십 년 뒤 윌리엄 아디스라는 영국인이 옥중에서 뼈와 동물 털로 칫솔을 제작하는 아이디어를 내고 처음으로 칫솔을 대량 생산해 판매했다.

현대의 치약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활석이나 조개껍질과 같은 연마재에 유칼립투스나 장뇌수 같은 식물성 오일을 혼합해 사용했다. 치약에 향을 더하기 위해 계피나 장미, 박하 등을 첨가했고 암모니아나 엽록소, 페니실린 같은 화학물질을 추가해 입속 세균 번식을 억제했다.

양치질의 보급에 큰 역할을 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중 병사들에게 매일 양치질을 할 것을 위생지침으로 내린 미군이다. 최초의 나일론 칫솔은 1938년 만들어졌고, 1960년대에는 전동 칫솔이 발명됐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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