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상태가 양호한 1800년대 난파선이 발견됐다. 배 내부에는 선원의 것으로 보이는 가죽 부츠와 19세기 동전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물이 잠들어 있었다.

플로리다주 운수국(Florida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FDOT)은 25일 공식 X(트위터)를 통해 이달 5일 발굴된 1800년대 난파선을 현재 해양고고학 전문가들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의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나온 1800년대 선박 <사진=서치(SEARCH) 공식 홈페이지>

FDOT에 따르면, 이 난파선은 플로리다 북동부 세인트오거스틴의 브리지 오브 라이언 부근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나왔다. 하수관 매설을 위해 굴착 작업을 하던 인부들이 지하 약 3m 지점에서 나무로 된 배를 발견했다.

FDOT 관계자는 "우리 요청으로 달려온 고고학자들은 고속도로 건설 인부들이 19세기 미국 해양사의 일부를 건져올렸다고 환호했다"며 "내부에 선원들이 사용한 도구나 당시 동전이 남아있고, 뭣보다 배 자체가 멀쩡해 조사 가치가 충분하다"고 전했다.

6m 길이의 1800년대 선박. 연안의 고기를 잡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서치(SEARCH) 공식 홈페이지>

길이가 대략 6m인 이 배는 난파하면서 수몰된 것으로 생각된다. 선체가 그다지 부식되지 않았지만 배를 구성하는 나무들이 물을 잔뜩 머금어 약화된 상태다. 분석을 맡은 미국 해양고고학팀 서치(SEARCH)는 물기가 밴 나무는 건조되면 빨리 썩기 때문에 배를 일단 분해한 뒤 안전한 장소로 옮겨 재조립했다.

서치 고고학자 제임스 델가도 박사는 "외줄 돛대를 가진 이 배는 흘수가 얕아 아마 연안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데 사용됐을 것"이라며 "선원의 가죽 구두나 1869년에 찍어낸 동전, 컵 대용으로 쓴 코코넛 껍질, 사용한 흔적이 있는 기름 랜턴 등 유물의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온전한 상태의 선박이 발굴되면서 고속도로 건설은 잠시 중단됐다. <사진=서치(SEARCH) 공식 홈페이지>

이어 "배는 갑자기 침몰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흙에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흙이나 진흙에 둘러싸인 관계로 공기가 직접 닿지 않아 부식이 상당히 천천히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FDOT는 배가 발굴되면서 고속도로 건설 작업은 일시 중단한 상태다. 지하에서 천연 타임캡슐이 나온 만큼, 1800년대 해양 교통은 물론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문화에 대해 많은 지식을 얻을 것으로 학자들은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