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밤하늘에 뜨는 보름달은 풍요를 상징한다. 과거부터 많은 사람들이 보름달을 올려다보며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믿었다. 달에 대한 설화도 국가마다 다양하다. 이처럼 인류 역사와 연관돼 온 달은 사실 과학적으로도 사람들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연구팀은 15일 발표한 논문에서 보름달이 뜰 때면 유독 남자들이 잠을 못 잔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은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주기(lunar cycle)가 남성의 불면증에 깊이 관여한다고 주장했다.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이 인류의 삶에 다양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전기와 조명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은 깜깜한 밤에도 밝게 지낼 수 있게 됐지만 달의 주기가 주는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웁살라대학교 연구팀은 달의 주기가 수면에 주는 영향이 성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기획했다. 웁살라에 거주하는 22~81세 피실험자 852명(남성 360명, 여성 492명)을 동원하고, 이들에게 일상적인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 잠이 드는 시각과 깨는 시각 등을 기록하게 했다. 이후 각 데이터가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주기에 맞춰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분석했다.

인류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달 <사진=pixabay>

그 결과 보름달에 가까워질수록 잠을 못 자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거나 잠자는 시간이 짧아졌다. 이런 경향은 남성 쪽에서 두드러졌다.

실험 관계자는 “웁살라 주민의 수면 패턴은 달의 주기 29.53일 사이에 달라졌다. 달이 차오르는 시기에는 평균 수면시간이 짧아져 수면의 질이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남성의 경우 달이 차오를 때는 달이 이지러질 때에 비해 잠이 들 때까지 시간이 더 걸렸고 이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여성 피실험자들의 수면 시간이나 질은 달의 주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초승달과 보름달이 달 주기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지적했다. 대개 달이 사람의 수면에 미치는 주요 메커니즘 중 하나로 사람이 잠에 드는 시간대에 달에 의해 햇빛이 반사되는 현상을 꼽는다. 최근에는 남성의 뇌가 여성의 뇌보다 주위의 빛에 반응하기 쉽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보름달 이후 점차 이지러지는 달 <사진=pixabay>

달은 초승달 이튿날부터 보름달이 되기까지 서서히 차고 밝기를 더해간다. 반대로 보름달 다음날부터 초승달까지는 점차 이지러지면서 밝기가 줄어든다.

사실 달의 주기와 인간 수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제법 오래됐다. 지난 2월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은 달의 주기가 도심과 아마존에 사는 사람 모두의 수면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자연재해와 밀접하게 연결된 달의 주기가 심지어 범죄율과도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추석인 오늘(21일) 보름달은 서울 기준 오후 6시59분 뜬다. 전날 밤부터 시작된 비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선명한 보름달을 감상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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