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우 겸 가수 크리스(우이판, 31)의 미성년자 성폭행 논란으로 드라마 ‘청잠행’의 앞날이 안갯속이다. 양쯔(29) 등 중화권 톱스타가 출연한 이 드라마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전역에서 관심을 받았지만 크리스 탓에 사장될 위기를 맞았다.

중화권 드라마와 영화에서 조연으로 활약해온 배우 노영군(38)은 20일 본인의 웨이보에 짤막한 영상을 올리고 ‘청잠행’이 크리스 때문에 빛을 못 보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노영군은 ‘청잠행’ 대본을 한 권씩 던지는 영상과 함께 “지난 8개월간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는 아쉬움 가득한 글을 곁들였다.

8월 방송이 예정된 크리스와 양쯔 주연 드라마 '청잠행' <사진=드라마 '청잠행' 공식 포스터>

‘청잠행’에 직접 참여한 배우의 분노 가득한 영상과 글이 올라오면서 이 드라마가 아예 폐기처분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TV와 라디오를 관리하는 국가광파전시총국의 공식 발표가 없어 아직 희망은 있다는 중국 팬들도 적잖다.

드라마 ‘청잠행’은 크리스와 배우 양쯔(29)가 출연해 기대가 집중됐다. 중화권에서 가장 유명한 남녀 배우가 주인공을 맡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의 영향을 다소 받았으나 큰 무리 없이 촬영이 마무리됐다. 방송은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주로 중국 대하사극에서 환관을 연기해 온 노영군도 드라마가 사장될 위기를 맞는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자오리잉(조려영, 34)이 출연한 ‘특공황비 초교전’과 저우쉰(주신, 47) 주연작 ‘여의전’에서 환관을 연기한 그는 ‘청잠행’에서도 감초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중국 사극의 환관 단골 배우 노영군 <사진=노영군 웨이보·바이두>

당초 이달 전파를 타려던 ‘청잠행’은 7월 18일 크리스가 다수의 여성을 유인해 성폭행하고 불법 약물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난 직후 방송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크리스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자 광전총국이 직접 ‘청잠행’ 방송을 잠정 중단시켰다.

약 5억 위안(약 910억원)이 투입된 ‘청잠행’의 방송 여부는 크리스 사태 한 달째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크리스의 얼굴을 인공지능(AI)을 동원해 교체한 뒤 방송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다만 총 60부작이나 되는 드라마의 주연인 크리스 얼굴을 일일이 교체하기는 한계가 있어 그대로 사장될 것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찮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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