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에 의한 일본의 첫 달 착륙 시도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우주개발 벤처 아이스페이스(ispace)는 26일 오전 2시경 가진 라이브 방송에서 소형 달 착륙선 '시리즈-1'이 달 표면을 향해 하강하는 과정에서 통신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아이스페이스에 따르면, '시리즈-1' 착륙선은 이날 오전 0시40분 고도 100㎞의 달 주회 궤도를 이탈한 뒤 착륙을 시작했다. 기체 하단의 추진기를 이용해 자세를 제어하며 달 표면으로 서서히 내려간 '시리즈-1'은 1시간여 뒤 '얼음의 바다' 남동쪽에 자리한 아틀라스 크레이터에 안착할 예정이었다.
다만 아이스페이스는 착륙 예정 시각인 오전 1시40분이 지난 뒤에도 '시리즈-1'으로부터 어떤 신호도 수신하지 못했다. 결국 아이스페이스의 하카마타 타케시(43) 대표는 오전 1시45분 공식 채널을 통해 "미션의 성패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발표했다.
'시리즈-1'은 하강 10분 전인 26일 오전 0시30분경 아이스페이스의 라이브 방송이 시작될 때만 해도 지상 관제탑에 현재 상황 및 정보를 정상으로 송신했다. 착륙 과정도 순조로웠으나 달 표면에 '시리즈-1'이 닿기 직전 통신이 끊어졌다.
하카마타 대표는 "달 착륙 직전에는 원래 통신이 일시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미션의 성패를 확인하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고 여지를 뒀다. 다만 우주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경쟁 업체나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쪽에서는 사실상 실패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시리즈-1'은 아이스페이스가 제작한 가로 2.6m, 높이 2.3m의 소형 달 착륙선이다. 일본의 첫 달 착륙 프로젝트 '하쿠토(HAKUTO)-R' 미션을 띠고 지난해 12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시리즈-1'에는 일본 완구 회사 타카라토미의 초소형 달 탐사 로봇 '소라큐(SORA-Q)'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 최초의 달 탐사차 '라시드(Rashid)' 등 페이로드가 탑재됐다.
달 착륙에 성공할 경우, '시리즈-1'은 일본 최초로 달에 내려앉은 탐사 장비로 기록된다. 일본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에 이어 달에 탐사 장비를 보낸 네 번째 국가에 오르는 영예를 안는다.
하카마타 대표는 "'시리즈-1'은 26일 착륙에 실패할 경우 오는 5월 1일과 3일 재도전이 예정돼 있다"면서도 "현재 '시리즈-1'의 상태를 전혀 모르는 관계로, 통신이 재개되고 기체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한 뒤 재도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