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팝송과 헤비메탈이 혈압을 낮추고 스트레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터키 ‘베라 클리닉’이라는 모발이식 전문병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음악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본 연구는 많지만 혈압 강하에 특정 장르의 음악이 효과적이라는 구체적 연구결과는 흔치 않다.

연구팀은 18~65세 성인 1540명을 동원해 실험을 진행했다. 피실험자들은 혈압 및 심박수 측정기를 부착하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를 통해 연대별 팝과 록, 재즈, 테크노, 클래식, 헤비메탈, 리듬앤블루스 등 다양한 음악을 감상했다.

그 결과 1980년대 올드팝이 혈압을 낮추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가장 뛰어났다. 청취자 96%의 혈압이 하강했고 36%는 심박수까지 떨어졌다. 연구팀은 “1980년대 팝은 연령을 불문하고 그리움이나 긍정성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1980년대는 댄스와 뉴웨이브가 출현하면서 디스코가 시들해진 시기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로댄스가 인기를 누렸고 마이클 잭슨과 휘트니 휴스턴, 마돈나, 왬 등 걸출한 팝스타들이 입지를 다졌다. 1980년대 후반에는 티파니, 뉴키즈 온 더 블록 등 틴팝 신예들이 등장했다.

헤비메탈은 의외로 2위에 올랐다. 이를 들은 피실험자 89%의 혈압이 떨어졌고 심박수도 18% 감소했다. 

딥 퍼플(위)과 블랙 사바스 보컬 오지 오스본 <사진=딥 퍼플 공식 홈페이지, 블랙 사바스 공식 페이스북>

메탈은 1960년대부터 대중적 인기를 얻은 하드록이 1980년대로 넘어오면서 정형화됐다. 록음악의 한 갈래로 팝메탈, 스래시메탈, 고딕메탈, 데스메탈, 헤비메탈 등 장르가 다양하다. 블랙 사바스나 딥 퍼플, 주다스 프리스트, 아이언 메이든 등이 헤비메탈을 대표하는 밴드다.

가장 효과가 없는 음악은 테크노로, 피실험자 중 78%의 혈압을 끌어올렸다. 심리적 안정을 준다고 여겨지는 클래식 음악은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생각보다는 떨어지며 4위에 그쳤다.

연구팀은 “1980년대 팝은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의미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며 “이 중에서도 업템포의 활기찬 곡들은 엔돌핀과 세로토닌 방출을 촉진, 행복감이나 온화함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헤비메탈 음악은 타 장르에 비해 시끄럽다고 여겨지지만,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올라가는 건 아니었다”며 “헤비메탈 음악이 긍정적 마인드를 증폭시켜 죽음과 맞설 용기를 준다는 연구결과(2016년)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좋아하는 음악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번 실험결과를 일반적으로 적용하긴 무리”라면서도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올드팝이나 헤비메탈에 딱히 거부감이 없다면 접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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