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개봉해 15억 위안(약 2600억원)을 벌어들인 중국 영화 ‘소년시절의 너’가 일본 개봉을 확정했다. 유명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63)의 작품 표절 논란이 있었던 만큼 영화팬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영화사 클록웍스(CLOCK WORX)와 라쿠텐TV는 24일 공식채널을 통해 오는 7월 16일 ‘소년시절의 너’가 일본 각지에서 개봉한다고 밝혔다. 

중국 보이그룹 TFBOY 멤버 이양첸시(이양천새, 21)와 배우 저우동위(주동우, 29)가 출연한 영화 ‘소년시절의 너’는 공부밖에 모르다 세상에 내던져진 우등생 소녀와 그를 지키려는 불량배 소년의 우정과 사랑을 그렸다. 지난해 7월 한국에도 개봉해 인기를 모았고 평점도 9점(10점 만점)을 넘길 만큼 호평 받았다.

'소년시절의 너'의 주인공 주동우(왼쪽)와 이양천새 <사진=영화 '소년시절의 너' 메인포스터>

청궈샹(증국상, 42)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인터넷 연예소설작가 구월희의 소설 ‘소년적니, 여차미려(少年的你.如此美麗)’가 원작이다. 2019년 중국 극장가를 제패했고 이듬해 홍콩판 아카데미상 금장상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주동우), 신인상(이양천새) 등 8개 부문을 휩쓸었다. 오는 4월 열릴 93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도 올라 있다. 대륙은 이 영화가 ‘기생충’처럼 수상에 성공하리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런 흥행작이 일본에 상영하는 걸 반기는 팬도 있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구월희의 소설이 일본 유명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을 연상시킨다는 논란 때문이다. 표절 의혹은 중국 내에서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심지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인기작 ‘용의자X의 헌신’과도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7월 16일 일본에 개봉하는 '소년시절의 너' <사진='소년시절의 너' 일본 공식 홈페이지>

구월희는 표절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일각에서 벌어진 2차 창작 논란에 대해서는 법적 기준이 모호해 본인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표절이나 2차 창작 문제에 대해 저는 누구보다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다”며 “다만 이에 대한 법적 기준이 모호해 창작자 모두 비난 받고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표절·2차 창작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창작의 자유는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표절논란에 대해 증국상 감독은 2019년 영화 개봉 후 기자회견에서 “구월희 씨의 원작소설을 한 번 읽었을 뿐”이라며 “우리 영화는 원작을 수정하고 촬영에 적합한 부분만 남겼다. 영화 속 인간관계, 스토리 등은 원작과 크게 다르다”고 표절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 대해서는 “‘백야행’은 읽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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