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대학이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무선으로 연결, 태블릿을 조작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송수신 속도가 유선만큼 빠르고 안정적이어서 영화 ‘공각기동대’ 속 전뇌화가 성큼 다가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라운대학교 연구팀은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접속하는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BCI)의 무선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이버키네틱스 등과 2000년대 초 BCI 시스템 ‘브레인게이트(BrainGate)’를 선보였던 브라운대학교는 이번 실험에 어른 손가락 길이에 무게 40g가량인 브라운 무선 디바이스(Brown Wireless Device, BWD)를 사용했다. 이 장치는 뇌 신호를 검출하는 미세전극 어레이와 신호를 해독하는 디코더, 36시간 이상 연속작동 가능한 배터리 등을 탑재했다.

피실험자의 정수리에 BWD를 장착, 뇌 신호를 컴퓨터에 송신하는 실험 <사진=브레인게이트 공식 트위터>

연구팀은 척추손상으로 온몸이 마비된 63세와 35세 남성의 정수리에 이 장치를 부착하고 실험에 나섰다. 접속 후 전극 어레이는 매초 48메가비트의 신경 신호를 디코더로 무선 전송했다. 지금까지 전극 어레이와 디코더 연결에는 유선방식이 사용됐고, 무선이 성공한 적도 있지만 전송속도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BWD를 장착한 피실험자들은 생각만으로 태블릿 컴퓨터를 조작했다. 포인터를 움직이는 것은 물론, 클릭이나 타이핑도 가능했다. 게다가 유선 접속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속도와 정확성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향후 장치의 무게나 크기는 줄이면서 배터리 수명은 늘린 장치를 개발할 계획이다.

전뇌화를 다룬 SF영화 '공각기동대'. 사진은 실사판 <사진=영화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 스틸>

연구팀 관계자는 “BWD는 유선과 거의 같은 속도와 안정성을 보이며 정보를 기록하거나 전송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BCI 실험은 배선 탓에 연구실에서 행해졌지만 원활한 무선송수신이 가능하므로 피실험자들의 자택에서 테스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전부터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 전뇌화가 가능해질 경우 사람은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고 ‘공각기동대’처럼 방대한 정보의 세계를 누빌 수 있다. 뭣보다 부상이나 질병으로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시도는 브레인게이트 팀뿐 아니라 다른 기관 및 기업들도 진행 중이다. 뇌와 컴퓨터의 직결을 추구하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49)는 뉴럴링크를 통해 얼마 전 생각만으로 게임이 가능한 칩을 원숭이 뇌에 이식했다고 밝혔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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