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화조(Zebra finch) 수컷은 마음에 드는 암컷과 짝짓기를 위해 끊임없이 노래해 성대 근육을 단련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계는 금화조 수컷의 이런 성대근 트레이닝을 인간에게도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남덴마크대학교(USD) 야생조류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관찰 보고서에서 금화조 수컷이 암컷에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성대 트레이닝을 거듭한다고 주장했다.

새들은 암수 불문하고 동료와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노래한다. 수컷의 노래는 영역 보호나 번식기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는데, 좋은 노래를 뽑기 위해 성대 근육을 키우는 것을 밝혀낸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화조 수컷(오른쪽)은 번식기 구애에 성공하기 위해 노래를 하며 성대 근육을 단련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금화조의 노랫소리가 성대 속근육에 의해 발생하는 점에 주목했다. 번식기에 암컷에 노래를 불러 매력을 어필하고 짝짓기에 성공하는 수컷의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간단한 실험을 기획했다.

우선 큼직한 새장 2개를 준비하고 수컷을 몇 마리씩을 넣었다. 한쪽 새장은 자연 그대로 빛이 들게 했고 나머지 새장은 어둡게 가렸다. 빛이 드는 쪽 수컷들은 평소처럼 노래했고, 어두운 쪽 수컷들은 노래하지 않았다. 이 수컷들은 7일 만에 성대 근육의 50%가 약화됐다.

이후 연구팀은 양쪽 새장 수컷들의 노랫소리를 녹음해 번식기 암컷에 들려줬다. 그 결과 암컷의 75%는 평소대로 노래한 수컷들의 노랫소리에 이끌려 반응했다.

금화조 수컷의 성대 근육 강화는 보디빌더보다는 장거리 육상 선수의 다리 근육 단련과 비슷하다. <사진=pixabay>

실험 관계자는 “우리가 매일 듣는 새소리는 전혀 맥락이 없는 듯하지만 뚜렷한 목적이 있음을 알 수 있다”며 “금화조 수컷은 매일 노래하지 않으면 성대 근육이 약해지고 번식에 실패할 확률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어 “금화조의 근육 단련은 우리가 팔다리 근육을 키우는 트레이닝과는 조금 다르다”며 “아령으로 팔 근육을 단련하면 근육 힘은 올라가지만 속도는 떨어진다. 금화조의 성대 근육 단련은 보디빌더가 아닌 장거리 달리기 선수의 날씬한 다리 근육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학계는 이번 연구가 인간의 성대 근육 훈련이나 재활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험 관계자는 “다양한 동물의 성대 근육이 발생학적으로 연관된 점을 감안하면, 인간도 운동을 통해 성대 근육을 얼마든 단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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