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탄생 후 약 9억 년 시점에서 결합하는 퀘이사 2개가 관측됐다. 지난해 발견된 것보다 약 21억 광년 더 멀리 떨어진 초기 우주 최초의 쌍둥이 퀘이사일 가능성에 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전미천문학대학연합(AURA) 및 일본 에히메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국제 천문학술지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의 관측 보고서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일본 국립천문대(NAOJ)의 스바루 망원경에 탑재된 초광시야 주초점 카메라 등을 활용, 적색편이가 6.05(120억 년 이상 전의 우주를 보여줌)인 아주 붉은 천체 2개를 확인했다.

에히메대 천체물리학자 마츠오카 요시키 부교수는 "은하와 항성들이 눈부시게 빛나는 가운데, 붉은 반점의 쌍은 아무런 특징이 없는 별처럼 보였다"며 "이를 분광기를 통해 추가 분석하는 과정에서 쌍둥이 퀘이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한지 약 9억 년 뒤 시점에서 결합하는 퀘이사 쌍둥이의 상상도 <사진=AURA 공식 홈페이지·M. Garlick>

이어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의 연구 결과 퀘이사 수백 개가 우주의 새벽 시기에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이번처럼 퀘이사가 한 쌍으로 발견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우주의 새벽은 우주 초기 최초의 광원이 형성된 때를 의미한다. 우주의 나이가 대략 138억 년이라는 가설을 기반으로 할 때, 우주의 새벽은 빅뱅으로부터 약 5000만 년 후부터 10억 년 뒤까지 계속됐다.

요시키 부교수는 "우주가 빈번한 은하의 합체에 의해 성장한다는 가설에 입각하면, 우주 곳곳에서는 수많은 퀘이사 쌍이 관측돼야 함에도 그 발견은 대단히 어려웠다"며 "이번 관측은 우주의 새벽이 실존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에 자리한 스바루 망원경. 올해 가동 25주년을 맞았다. <사진=NAOJ·스바루 망원경 공식 홈페이지>

지난해 미국 천문학자들은 빅뱅 이후 약 30억 년 지난 초기 우주에서 은하 중심부에서 서로 중력의 영향을 받는 퀘이사 한 쌍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 관측된 퀘이사는 이보다 시점이 훨씬 이르다.

요시키 부교수는 "퀘이사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은 빛이 탈출할 수 없을 정도로 중력장이 강한 영역"이라며 "각 퀘이사 속 블랙홀의 질량은 모두 태양의 1억 배로 추측되며, 질량이 거의 같아 쌍둥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계는 물질에 작용하는 강한 중력이 우주를 어떻게 성장시켜 왔는지 보여준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스바루 망원경 등 기존 관측 장비 외에 칠레의 베라 루빈 천문대(LSST) 같은 새 시설을 활용한 보다 정밀한 조사로 퀘이사 쌍이 더 드러날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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