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누구나 늘어나는 흰머리는 노화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사람들은 대부분 염색을 하게 되는데, 최근엔 흰머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프리 더 실버(Free The Silver)’라는 이 캠페인은 SNS 등으로 유명세를 타며 요즘 인기다.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독한 염색약을 쓰는 건 무의미하다는 사람들이 동조하면서 캠페인이 각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에 흰머리 그대로 촬영한 사진들을 자랑스럽게 올리고 공유한다.
‘프리 더 실버’는 3년 전 당시 26세였던 마사 트라우스 스미스라는 여성이 시작했다. 유전적 영향으로 20대에 머리가 거의 하얗게 된 그는 처음엔 남들처럼 염색을 하다 한계에 부딪혔다. 이후 곰곰이 본인 머리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결국 있는 그대로 살아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마사 트라우스 스미스는 “백발이 성성한 저는 한때 스스로 추하고 늙어 보인다는 생각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정말 흰머리는 아름답지 않은 걸까 알아보기 위해 사람들의 생각을 듣게 된 게 ‘프리 더 실버’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그가 개설한 인스타그램 계정 grombre는 현재 22만5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했다. 하나같이 흰머리를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들이다.
눈에 띄는 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흰머리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는 사실이다. 조지아 자리스(51)라는 영국 여성은 “코로나 사태로 미용실이 죄다 문을 닫으면서 염색을 중단했다”며 “어차피 집에만 있을 거, 염색을 끊었더니 모발도 풍성해지고 머릿결도 좋아졌다. 코로나가 끝나도 평생 흰머리를 감출 생각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