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0년 분량의 수사를 단 30시간에 끝마치는 인공지능(AI) 형사를 영국 경찰이 테스트 중이다. AI 형사는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해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영국 경찰은 기대했다.

잉글랜드 사우스글로스터셔 에이본 서머싯 경찰청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호주에서 개발된 AI 툴 소즈(Soze)를 소개했다. 소즈는 영상부터 금융거래, 소셜미디어, 이메일 등 다양한 자료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고 처리 속도도 빨라 인간 형사가 81년 걸릴 수사를 30시간 정도에 끝낸다.

영국 경찰은 미궁에 빠진 수많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에이본 서머싯 경찰청에 AI 형사를 시범 배치했다. 개빈 스티븐스 영국 전국경찰서장협회(NPCC)장은 "인공지능의 수사력은 어떤 형사도 당해낼 수 없는 수준으로 베테랑들도 풀지 못한 미제 사건 27건의 자료를 순식간에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경찰이 사건의 빠른 해결을 위해 AI 형사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pixabay>

이어 "이미 중국에서는 97%의 정밀도로 범죄를 간파하는 AI 경관이 활용되고 있다"며 "영국 경찰은 인력난에 오래 시달렸고 그간 쌓인 범죄 자료가 너무 많아 AI 도입이 최선의 조치"라고 덧붙였다.

NPCC 분석에 따르면, 소즈 같은 인공지능의 도입 사례는 벌써 잉글랜드와 웨일스를 합쳐 64건에 이르며 그 결과 1500만 시간에 상당하는 생산성 향상을 달성했다. 그만큼 경찰관들은 수사와 긴급 대응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그 효과는 3억5000만 파운드(약 6200억원)에 달한다고 NPCC는 전했다.

영국 경찰은 오래전부터 인력난을 겪고 있다. <사진=pixabay>

수사기관의 AI 도입에 대해 개빈 위원장은 "영국 경찰은 수사 전체를 AI 툴에 죄다 맡긴 것은 절대 아니며,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도구일 뿐"이라며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 형사"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경찰은 AI 같은 최첨단 기술 도입이 영국 국민이 납득할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절대 선을 넘지 않는다"며 "경찰은 책임을 기계에 떠맡기는 것이 아니며,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의 도움을 받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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