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남성일수록 인간이나 동물에 대한 공감 능력도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제임스쿡대학교 심리학자 제시카 올리바 박사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박사의 연구 성과는 지난달 국제 학술지 동물복지(Animal Welfare)에 먼저 소개됐다.

박사는 개나 고양이, 그 외의 다양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생활이 남자의 공감 능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반려동물을 기르는 남성은 동물은 물론 타인의 기분에 공감하는 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남성일수록 공감 능력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올리바 박사는 "이미 여러 연구에서 여성이 남성보다는 동물에 잘 공감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미국의 연구에 따르면, 가정폭력을 저지르는 남성의 절반 가까이는 동물도 거리낌 없이 학대했다"고 전했다.

이어 "타인의 기분에 무관심한 남성은 비록 악의가 없어도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배려를 베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만약 남성이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공감 능력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사는 농장을 운영하며 여러 동물과 접촉하는 남성과 반려동물과 사는 남성,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남성 등 피실험자들을 세 그룹으로 구분했다. 실험 참가자 대다수는 대학 교육을 받았고 생물학, 감각, 인지에 대한 교과서적 지식을 갖고 있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생활은 감정 교환의 연속이다. <사진=pixabay>

각 그룹 남성들에게 동물의 생각이나 기분에 대해 질문한 결과, 공감 능력은 반려동물 주인이 가장 우수하고 농가 운영자,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남성 순이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남성은 동물은 물론 타인에 대한 공감 지수도 높았다.

올리바 박사는 "의외인 것은 농장을 운영하며 자연과 살아가는 남성의 동물 공감력이 생각보다 낮은 점"이라며 "영리를 목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것과 반려동물에 정성을 쏟는 것은 인간-동물 사이의 공감대 형성 면에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동물과 접촉하는 경험이야말로 그들이 무엇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살피는 힘을 길러준다"며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 헌신적인 보살핌과 무상의 사랑, 끝까지 함께 한다는 책임감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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