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인해 곰들의 서식자가 바뀌며 '잡종 곰'이 늘어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학전문매체인 ZME사이언스는 최근 북극곰(polar bears)과 회색곰(grizzly bear)의 잡종인 '피즐리곰(pizzly bears)' 또는 '그롤러곰(grolar bears)'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 온난화로 인해 북극곰은 해빙이 녹으며 먹이를 찾기 위해 남쪽으로 계속 내려오고 있다. 반대로 북미 전역에 퍼져있는 회색곰들은 더 시원한 곳을 찾아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중간쯤에서 만난 곰들이 교배를 해서 나온 게 피즐리곰인데, 이는 지난 2006년 처음으로 야생에서 발견됐다.
이후 모두 8마리의 잡종이 발견됐는데, 유전자 분석 결과 두마리의 회색곰 수컷과 한마리의 북극곰 암컷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전에는 2004년 독일의 오스나브뤼크 동물원에서 북극곰과 회색곰이 짝짓기를 허용한 뒤 두 마리의 새끼가 태어난 게 유일한 발견 사례였다.
이들은 50만~60만년 전에 갈라진 종으로, 짝짓기와 번식이 가능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같은 잡종의 등장은 시간이 지나면 기존 종의 손실 또는 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북극곰은 물개 사냥에 전문화됐으며, 회색곰처럼 단단한 덩이줄기 식물이나 죽은 동물의 시체를 먹는데 익숙하지 않다. 아직까지는 잡종곰이 얼마나 되는지, 잘 적응하고 있는지 등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밴더빌트대학의 고생물학자인 라리사 데 산티스 교수는 "북극곰과 회색곰은 특정 환경에 고유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어 대부분의 경우 잡종은 기존 종보다 더 활발하지 않다"며 "그러나 환경 변화로 인해 혼종이 더 잘 적응했다는 사례도 있는만큼, 더 많은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