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왜성의 주변에 위치하는 행성들의 환경은 지금까지 기대와 달리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너무 가혹하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캔자스대학교 연구팀은 망원경자리 방향으로 약 66광년 떨어진 외계행성 ‘GJ1252b’에 관한 최신 연구 성과를 21일 발표하고 이 같은 견해를 강조했다.

‘GJ1252b’는 지구에 비해 지름이 약 1.18배, 질량이 약 1.32배 큰 외계행성이다. ‘GJ1252’로부터는 약 140만㎞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GJ1252b’는 약 12시간30분이라는 짧은 주기로 주성을 공전한다.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적외선 우주망원경 스피처가 얻은 자료와 ‘GJ1252b’가 주성 뒤쪽으로 공전할 때 입수한 관측 데이터를 분석, ‘GJ1252b’의 온도가 약 1220℃라고 결론 내렸다. 이는 생명체는 물론 어지간한 광물도 녹아내릴 고온이다.

지구와 닮은 암석행성 GJ1252b의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GJ1252b’에는 대기가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두 천체의 거리가 불과 140만㎞인 데다 주성 ‘GJ1252’가 적색왜성이라는 점에서 ‘GJ1252b’의 대기는 존재하더라도 화성보다 훨씬 희박하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조사 관계자는 “적색왜성은 우리은하에도 흔한 작은 저온 항성으로, 강력한 플레어가 표면에서 발생하기 쉬운 매우 활발한 유형의 별”이라며 “항성의 방사에 의한 압력은 헤아릴 수 없이 크며, 행성의 대기를 날려버릴 만큼 그 힘이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이어 “항성의 방사에 의해 벗겨진 대기는 행성 내부 화산 활동 등으로 방출된 가스로 보충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관측 데이터 상으로는 외계행성 ‘GJ1252b’는 잃어버린 대기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태양을 공전하는 지구와 같이 적색왜성의 주변을 도는 암석 외계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기존 학설을 일부분 부정한다. 적색왜성의 강력한 플레어가 외계행성의 대기를 간단하게 벗겨 버릴 수 있다는 것은 생명체 입장에서는 아주 가혹한 이야기다.

주성인 적색왜성 공전하는 암석질 외계행성의 상상도. 녹색 고리는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표시하는 해비터블 존(골디락스 존)이다. <사진=우주생물학 센터(Astrobiology Center)>

물론 반론도 있다. 적색왜성의 플레어가 상당한 위력을 가졌더라도 대개 고위도에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행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연구 성과도 적잖다.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적색왜성에서 일정하게 떨어진 궤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의 보다 정밀한 관측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신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조만간 해비터블 존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조사 관계자는 “적색왜성을 공전하는 모든 암석행성이 ‘GJ1252b’와 같은 운명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며 “주성과 충분히 떨어져 있으면 대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암석형 외계행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은 여전하며, 제임스웹 등 고성능 장비에 의한 입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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