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비가 처음 내린 시기가 44억 년 전이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호주 커틴대학교와 중국과학원 지구물리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최근 내놓은 조사 보고서에서 지구상 가장 오래된 비의 흔적을 고대 광물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구 형성 과정과 역사를 알아내기 위해 호주에서 발굴된 고대 광물들을 분석했다. 이중에서 태고의 비가 내렸음을 시사하는 비정상적으로 가벼운 산소 동위체를 검출했다.

지구 최초의 비가 약 44억 년 전 내렸다는 연구 결고가 나왔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호주 잭 힐스 광산에 묻혔던 원시 광물 중에서도 세월과 열, 압력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샘플을 추려냈다"며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44억 년 전 지구에 내린 최초의 비 흔적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발견은 지구가 과학계의 기존 가설보다 훨씬 빨리 차가워졌음을 시사한다"며 "우리 생각이 맞는다면 지구는 생명체가 탄생할 조건을 조기에 갖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분석된 광물 중에는 2014년 학계에 보고된 지르콘이 포함됐다. 약 44억 년 전 것으로 확인된 이 광물은 지구가 생성 초기 마그마가 펄펄 끓는 행성이었다는 기존 생각에 의문을 품게 했다.

2014년 호주 잭스 힐 광산에서 발굴된 44억 년 전 지르콘 <사진=존 밸리>

조사 관계자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육상 생명체의 흔적은 잭 힐스에서 북쪽으로 800㎞ 떨어진 곳에서 나온 34억8000만 년 전의 스트로마톨라이트(남조류 등의 사체가 진흙 등과 얽혀 생성된 암석)"라며 "우리 연구를 근거로 보면 이런 생명체가 번영하기 위해 필요한 건조한 토지와 담수, 물의 순환이 지구 탄생 초기에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종래의 가설에서 지구는 대략 46억 년 전 탄생한 이후 조금씩 차가워져 38억 년 전에야 생명체가 나고 번성할 기후를 갖췄다고 여겨졌다"며 "지구 냉각 속도가 훨씬 빨랐고 44억 년 전 물이나 바다가 생길 만큼 식었다는 일부 학자의 가설은 보기 좋게 들어맞았다"고 덧붙였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지구 생명의 기원에 대해 또 다른 탐구의 문이 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구 초기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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