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이란 단순히 잘 생기고 멋진 몸매를 가진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과학자들은 여성은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정 성격을 떠오르게 하는 남성의 얼굴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뉴욕대학교의 연구진은 과거에 여성 131명을 대상으로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인 특징을 갖도록 수정된 남성 얼굴을 평가하도록 했다. 남성적인 성격이란 공격적이거나 경쟁력이 있거나 자신감이 넘치는 것처럼 보이는 것 등 8가지의 전형적인 남성상을 반영했으며, 반면 여성적인 특징은 따뜻하거나 신뢰감이 있거나 공감 능력이 뛰어날 것처럼 보이는 등의 8가지 특성을 말한다.

그 결과 여성들이 매력적이라고 느낀 남성의 얼굴은 남성적인 얼굴이 아닌, 여성적 특성이 더 잘 드러나는 얼굴이었다. 딱 하나 예외는 남성적 특징으로 제시된 '독립성'인데, 이에 반대되는 여성적 특성 '복종적'인 남성의 얼굴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사진=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 스틸>

결국 여성 참가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성격에 맞춰 남성의 얼굴에서 매력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따뜻한 성격을 중요시하는 여성은 다른 얼굴보다 따뜻하게 생긴 남성을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결국 '제 눈에 안경'이었다는 말이다.

'실험심리학 저널'에 실린 이 실험은 또한 극히 짧은 시간이라도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데에는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낯선 사람의 얼굴을 0.1초만 바라봐도 시간 제약이 없어 지켜볼 때와 흡사한 인상을 받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0.5초로 노출 시간이 늘어나면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판단이 더 늘어났지만, 자신의 판단이 옳다는 신뢰감도 늘어났다. 노출 시간이 1초로 늘어나면 인상이 바뀌지도 않았고 자기 판단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다. 즉 사람 얼굴을 오래 지켜볼수록 인상은 변하지만, 대신 자신의 판단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다.

여성은 0.1초만에 남성의 매력을 캐치해낸다. <사진=pixabay>

대신 재미있는 사실은 이처럼 얼굴을 보고 성격을 유추하는 것은 17~18세기 때 유행한 사이비 과학인 관상학(Physiognomy)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서양에서도 크게 유행한 관상학은 외모만 보고도 사람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실제로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은 못 생긴 외모로 인해 역사적인 항해의 기회를 놓칠 뻔했다. 비글호의 선장 로버트 피츠로이는 열렬한 관상학 추종자로, 다윈의 코를 본 뒤 '여행에서 버틸만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윈의 딸은 나중에 "대신 아버지의 눈썹이 여행을 가능케 했다"고 회상했다.

또 19세기 이탈리아의 범죄학자인 케사르 롬브로소는 관상학이 범죄를 탐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믿었으며, 경사진 이마나 비대칭 얼굴과 같은 특정 얼굴 유형을 범죄자의 얼굴로 규정했다.

하지만 관상학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철저하게 버려졌다. 물론 그렇다고 사람들이 외모로 성격을 판단하는 것을 막지는 못하는 게 사실이다. 어쨌거나 연구에 따르면 단 0.1초 안에 만들어지는 첫인상이 어떤 남성들에게는 미래의 배우자와 만날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