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12일 영국 사우샘프턴을 출항해 뉴욕을 향하던 중 14일 북대서양에서 빙산과 충돌, 15일 완전히 침몰했다. 탑승자 2224명 중 1514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한 세기가 지난 뒤 타이타닉호에 탑승했던 13세 소녀가 쓴 병 속의 편지가 캐나다 뉴브런즈윅 호프웰 록스의 해변에서 발견됐다.
퀘벡대학 리머스키캠퍼스의 연구진에 따르면 이 편지는 타이타닉호가 빙산과 충돌하기 전날인 4월 13일 마틸다 르페브르라는 13세 소녀가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편지에는 "대서양 한복판에서 이 병을 던집니다. 며칠 후에 뉴욕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누군가 이를 발견하면 리에방의 르페브르 가족에게 전해주세요"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프랑스 리에방 출신인 마틸다는 2년 전 미국으로 떠난 아버지와 합류하기 위해 어머니 및 형제 3명과 타이타닉호 삼등석에 몸을 실었으나, 결국 가족 전원이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
연구진은 병과 코르크, 편지의 종이 및 잉크의 성분을 분석, 병이 물에 빠진 뒤 바닥에 묻혀 있다 다시 발견될 때까지의 기간을 파악했다. 고고학자인 마농 사바는 몬트리올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분석 결과 병과 종이 등은 모두 1912년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전에 타이타닉이 출처라고 주장한 가짜 편지들이 있었기 때문에 연구진은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사바는 "우리 모두 이 이야기를 믿고 싶지만, 진정성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이 있다"며 "우려 중 하나는 그 당시 소녀의 손글씨가 프랑스 어린이들의 손글씨와 비슷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또 "해류 때문에 떠다니는 물체가 북대서양에서 뉴브런즈윅으로 흘러올 가능성은 매우 적다"며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이 작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고고학자 니콜라스 보드리는 "프랑스에 남은 르페브르 가문의 친척들이 이 편지에서 '감정적 헌신'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이야기는 매우 감동적"이라며 "프랑스의 가족은 물론 모든 사람이 사실이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