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를 핑계로 여성을 상품화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썸머워즈’ ‘늑대 아이’로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호소다 마모루(54)가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속에서 그려지는 여성상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표현의 자유를 핑계로 많은 작품들이 여성이나 소녀를 성적으로 상품화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신작 ‘용과 주근깨 공주’를 일본에 선보인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를 갖고 그간의 애니메이션들이 여성이나 소녀를 그리는 방법이 현실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래의 미라이'로 한국을 찾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 <사진=영화 '미래의 미라이' 프로모션 스틸>

인터뷰에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일본이나 세계의 유명 애니메이션 영화나 만화는 여성을 가냘프고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묘사해 왔다”며 “특히 여성 캐릭터를 성적 상품화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런 문제점들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덮이곤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일련의 여성 비하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며 “일본은 물론 세계 모든 국가나 사회의 여성들은 현실 속에서 아직 이런 대접을 받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이는 그간의 애니메이션들이 여성의 아름다움이나 힘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외면한 결과”라며 “여성의 성적 착취는 작품이 가상의 이야기일 뿐 현실이 아니라는 생각에 의해 정당화돼 왔다. 이런 사고방식은 우리 현실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29일 국내 개봉하는 호소다 마모루 신작 '용과 주근깨 공주' <사진=얼리버드픽쳐스>

감독은 여성이 극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품을 주로 선보여 왔다. 츠츠이 야스타카의 성장 소설을 영화화한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소녀 마코토의 역할에 더욱 비중을 뒀다. ‘썸머워즈’의 주인공은 소심한 수학 천재 소년 겐지로 비치지만, 중후반부로 가면서 여주인공 나츠키의 비중이 점점 커진다.

오는 29일 국내에서 개봉하는 감독의 신작 ‘용과 주근깨 공주’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엄마의 죽음 탓에 노래를 접고 살던 소녀 스즈가 가상세계에서 톱스타가 되는 과정을 통해 여성의 영향력이나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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