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을 통해 거짓말을 간파하려는 학계의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높은 확률로 거짓말을 가려내는 기술이 이스라엘에서 개발됐다.  

텔아비브대학교 연구팀은 얼굴 근육의 미세한 떨림을 체크해 대화의 거짓 여부를 알아내는 AI 탐지기술을 최근 선보였다. 아직 개발 초기단계지만 사람보다 훨씬 높은 확률로 거짓말을 맞히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인간 대 인간의 대화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운 프로 거짓말쟁이의 술수를 AI 학습능력으로 파해하기 위해 실험에 착수했다.

우선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을 모아 거짓말 게임을 가졌다. 짝을 지어 마주 앉은 두 사람 중 A는 헤드폰을 착용하고, 들려오는 말을 그대로 말하거나(진실) 변조해서 말(거짓말)했다. B는 A의 표정이나 분위기, 동작, 음성 등을 관찰해 거짓 여부를 판단했다.

상대가 피노키오가 아닌 이상 작정한 거짓말은 간파하기 쉽지 않다. <사진=pixabay>

A 역할을 맡은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전극도 장착됐다. 이를 통해 표정 변화에서 비롯되는 미세한 근육 움직임을 측정했다. 여기에 고해상도 카메라를 동원, 표정 변화를 실시간 촬영했다.

AI는 이 두 가지 데이터를 토대로 A가 거짓말할 때 표정을 집중 학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런 방식으로 쌓인 데이터를 이용해 AI는 평균 73% 확률로 A의 거짓말을 알아냈다”며 “이는 인간 B가 기록한 확률보다 훨씬 높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거짓말쟁이의 표정에 크게 두 종류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실험 관계자는 “사람은 거짓말할 때 추미근(미간의 주름살을 움직이는 근육) 또는 대관골근(웃을 때 입을 들어 올리는 근육)을 주로 사용한다”며 “거짓말에 능한 사람은 이 근육의 움직임이 아주 리드미컬하다”고 언급했다.

현재의 AI 기술은 얼굴의 미세 근육 움직임을 체크해 거짓말을 가려낸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AI를 활용하더라도 현재 거짓말을 완벽하게 탐지하지는 못한다고 인정했다. 실험 관계자는 “인간을 속이는 데 능한 사람은 AI 또한 속일 수 있다”며 “거짓말 패턴에 쓰는 근육은 불과 0.03초 만에 움직임이 바뀐다. AI가 현실 세계에서 거짓말을 간파하는 것은 이번 실험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뇌파나 근육·안구의 움직임, 호흡과 박동 등 폴리그래프(polygraph)에 의존하던 과거 기술보다 낫지만 현재 AI로는 거짓말하는 데 죄책감을 갖지 않는 유형까지 잡아내기는 어렵다”며 “미래의 거짓말탐지기는 본인 의사로는 어쩔 수 없는 뭔가를 검출할 특정 기술이 동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