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행성 파괴 무기 '데스스타(Death Star)'를 닮은 토성 위성 미마스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 알리사 로든 및 행성과학연구소(PSI) 매튜 워커 연구원은 최근 공동 논문을 내고 미마스에 얼음으로 뒤덮인 바다가 숨어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연구원은 지난 2017년 9월까지 토성과 그 위성들을 탐사한 카시니(Cassini)가 임무 막바지에 포착한 미마스의 칭동(libration)에 주목했다. 천체 역학상 칭동은 궤도를 도는 천체에서 나타나는 상대적 운동으로, 관측자와 천체 상 위치관계 변화로 일어나는 흔들림이다.

데스스타를 닮은 미마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원들은 이 칭동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미마스 내부 구조와 조석 가열의 관계성을 의심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미마스 지표면으로부터 24~31㎞ 아래에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조석 가열이란 다른 천체의 중력이 가져오는 조석력에 의해 천체 내부가 변형, 가열되는 현상이다.  

알리사 로든 연구원은 "조석 가열에 의해 얼음으로 된 미마스 내부에 광대한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생겼다"며 "미마스와 같은 토성 위성 엔켈라두스를 비롯해 목성 위성 에우로파와 해왕성 위성 트리톤과 비슷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마스를 제외한 위성들은 간헐천이 분출하는 등 지각활동이 꽤 활발한 편"이라며 "지질학적으로 아주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를 보여 왔다"고 덧붙였다.

고순도 얼음으로 뒤덮인 토성 위성 엔켈라두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학계는 이번 연구가 지구 외 생명체가 살지 모를 천체의 숫자를 크게 늘렸다고 평가했다. 에우로파나 엔켈라두스 같은 얼음 위성 내부에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은 최근 급부상했다. 항성을 공전하지 않는 떠돌이 행성(rogue planet)이나 그 위성이라도 방사성 원소의 붕괴열이나 조석 가열에 의해 물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생명이 거주할 것으로 보이는 천체의 범위는 계속 넓어지는 추세다.

매튜 워커 연구원은 "미마스에 바다가 있다면 지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물'을 가진 새로운 유형의 천체들이 더 존재할 수도 있다"며 "이번 연구는 잠재적으로 거주 가능한 천체의 정의를 큰 폭으로 넓히는 계기"라고 자평했다.

미마스는 1789년 독일 출신 영국 천문학자 허셜이 처음 발견했다. 지름 약 396㎞이며 이의 30%에 달하는 지름 130㎞ 거대한 크레이터를 가졌다. 발견자의 이름이 붙은 허셜 크레이터 덕에 미마스는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도 '데스스타'로 칭할 정도로 개성이 뚜렷한 위성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