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의 휴대폰 기지국 전파가 외계 생명체에 지구의 위치를 알려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연구팀은 28일 공개한 연구 성과에서 지구의 위치가 휴대폰 기지국 전파를 통해 어딘가 존재할지 모를 외계 지적 생명체들에 파악됐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현재 인류와 마찬가지로 외계 생명체 역시 지구를 탐색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들이 우리처럼 전파를 활용한다고 가정하면, 강력한 전파가 상시 발생하는 휴대폰 기지국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연구팀은 전파가 발생하는 지구상의 여러 시설을 대입한 시뮬레이션 결과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여기에는 휴대폰 기지국을 비롯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와이파이 네트워크, 군 시설의 레이더, TV나 라디오 송수신 안테나, 인터넷망 등이 포함됐다.
실험 관계자는 "전파를 발생하는 다양한 시설을 각기 시뮬레이션 한 수치를 비교하면 1위는 단연 휴대폰 기지국이었다"며 "테크노 시그니처, 즉 기술과 문명의 증거를 잡으려는 외계인이 만약 있다면 휴대폰 기지국의 전파를 유심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이번 실험 결과가 맞다면, 약 6광년 떨어진 행성에서는 이미 외계 생명체가 지구와 인류의 존재를 알 수 있다고 추측했다.
실험 관계자는 "예를 들어 지구에서 약 6광년 떨어진 적색왜성 바너드 별(Barnard's star)에 지적 생명체가 살고 있다면, 우리의 휴대폰 기지국 전파를 통해 지구의 형태와 질량, 핵의 유무, 생명체 존재 가능성 등 정보를 이미 파악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인이 휴대하는 핸드폰의 전파를 송수신하는 시설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다"며 "아마 바너드 별 정도 거리라면 우리 지구가 전파로 아주 밝게 빛나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