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진미 중 하나인 캐비아를 더 얻기 위해 철갑상어 수컷들을 암컷화하는 대학 실험에 시선이 집중됐다. 일부 학자들은 인간의 욕심을 채우려 생태계를 멋대로 조작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긴키대학교 수산연구소는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공 부화한 철갑상어 수컷의 체내에 난소를 생성하는 실험이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철갑상어 수컷들에게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비슷한 대두 이소플라본이 든 사료를 급여, 안전하고 효율적인 캐비아 생산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철갑상어는 암컷과 수컷이 1 대 1로 태어나 양식 캐비아의 생산 효율에 한계가 있다. 이에 긴키대학교 수산연구소는 암컷 단성 양식을 위한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철갑상어를 안전하게 암컷화시키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트러플, 푸아그라와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캐비아 <사진=pixabay>

연구팀은 인공 부화 2개월 후의 철갑상어 수컷을 25마리씩 5개 그룹으로 나눴다. 이후 대두 이소플라본의 일종인 게니스테인(genistein)을 함유한 사료를 경구 투여했다. 티로신 인산화 효소 저해제로 알려진 게니스테인은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1~3그룹에게는 게니스테인 배합사료를 180일간, 이후 일반 사료를 70일간 급여했다. 1그룹과 2그룹, 3그룹에 준 배합사료의 게니스테인 함유량은 각각 10μg/g, 100μg/g, 1000μg/g으로 차이를 뒀다. 4그룹은 다른 여성 호르몬 10μg/g의 배합사료를 180일간 주고 70일은 일반사료를 공급했다. 5그룹은 250일 내내 일반 사료만 먹였다.

연구팀 관계자는 “5개 그룹 샘플을 추출해 조사한 결과 게니스테인 함유량 1000g/g의 사료를 준 그룹은 모든 철갑상어가 유전적으로 수컷이면서도 난소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캐비아를 얻기 위한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철갑상어 <사진=pixabay>

이어 “이번 실험은 대두 이소플라본으로 모든 철갑상어를 암컷화한 첫 사례”라며 “콩의 배아 부분에 많은 게니스테인은 구조가 여성 호르몬과 유사하고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하기 때문에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불린다”고 덧붙였다.

대두 이소플라본을 경구 투여한 철갑상어 수컷들이 암컷화한 소식에 학계 반응은 엇갈렸다. 이 방법으로 안전하게 캐비아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 한편에는 윤리 문제를 절대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반응도 나왔다.

트러플(서양송로버섯), 푸아그라(거위 간)와 더불어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캐비아는 철갑상어 알을 절인 음식이다.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캐비아는 오랜 기간 양식 등을 통해 대중화가 어느 정도 진행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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