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전 연금술사의 실수, 인류 미래 밝히나
2021-11-25 11:51

418년 전 연금술사가 만든 광물이 미래 도시를 비출 친환경 조명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는 최근 논문을 통해 1603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발굴된 연금술사의 광물이 금보다 더 가치 있는 흥미로운 능력을 가졌다고 발표했다.

이 광물은 이탈리아 구두 장인이자 연금술사 빈센조 카시아롤로(1571~1624)가 만들었다. 볼로냐 인근 파데르노 산의 경사면을 오르던 빈센조는 밀도가 아주 높은 광물을 발견하고 금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시도를 반복했다.

빈센조의 노력에도 광물은 금으로 변하지 않았지만 대신 특수한 능력을 얻었다. 햇빛을 비추고 나서 어두운 곳으로 광물을 옮기자 은은한 빛을 뿜어냈다. 연금술이 일종의 형광체를 탄생시킨 셈이다.

일반 중정석 <사진=pixabay>

형광체란 빛이나 방사선 등을 쬐면 형광을 발하는 모든 물질을 말한다. 빈센조는 금 대신 놀라운 천연 형광체를 만들어냈지만 당시 사람들이 친환경 에너지원에 대한 가치를 알 리 만무했다. 당연히 빈센조의 노력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는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진 형광체를 응용하면 미래에 사용할 친환경 축광 장치를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빈센조의 일명 ‘볼로냐 스톤(Bologna Stone)’은 비중이 제일 큰 비금속광물인 중정석의 일종”이라며 “제작 후 3세기가 흐른 1990년대 스트론튬과 알루미늄이 함유된 무기화합물 알루민산스트론튬 같이 오래 강한 빛을 내는 축광 물질로 변모했다”고 설명했다. 

광자를 축적한 형광체를 도로에 깔아 야간에 빛나게 하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사진=페루자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알루민산스트론튬은 가시광선이나 자외선을 흡수한 뒤 빛으로 방출하는 축광성 형광체다. 친환경성 덕분에 최근 각광받는 물질로 장식은 물론 긴급 조명, 도로 표지판, 의료용 조명 장치에 이용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가로등 대신 알루민산스트론튬을 이용하면 도시의 열기를 한층 내려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알루민산스트론튬은 태양열을 이용한 축광 물질이기 때문에 자체 발열이 없기 때문이다. 

친환경 조명 장치로 각광 받는 형광체는 여러 종류다. 태양빛의 입자인 광자에 반응하는 ‘포토루미네선스(photoluminescence)’ 작용은 똑같지만 형광등처럼 곧바로 빛을 발하는 종류가 있는가 하면 ‘볼로냐 스톤’처럼 시간차를 두고 천천히 오랜 시간 빛을 내는 것도 있다.

가로등을 비롯해 도시의 밤을 비추는 수많은 조명은 많은 전기를 소비한다. <사진=pixabay>

연구소 관계자는 “지구상에는 약 250종 이상의 형광체가 존재한다”며 “볼로냐 스톤처럼 일단 광자를 축적한 뒤 몇 시간에 걸쳐 계속 밝게 빛나는 형광체는 미래 도시를 밝힐 조명으로 이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전기의 약 19%는 조명을 위한 것”이라며 “가로등 일부를 전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볼로냐 스톤으로 대체한다면 에너지 절약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계는 밤새 빛을 발하는 형광체를 고안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특수한 형광체를 페인트처럼 칠해 발광 시간을 늘리거나 형광체를 도로에 발라 야간에 빛을 발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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