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죽였을 때 기분이 어땠나?”

일본 아이돌 그룹 아라시 출신 방송인 사쿠라이 쇼(39)가 참전자 인터뷰에서 부적절한 질문을 던져 물의를 빚었다.

사쿠라이 쇼는 지난 6일 방송한 니혼TV ‘뉴스 제로(News Zero)’에서 태평양전쟁 발발 80년을 맞아 당시 진주만 공습에 참전했던 요시오카 마사미츠(103) 씨를 인터뷰했다.

23세에 진주만 공습에 동원됐다는 요시오카 씨는 “저와 동료들은 어떤 작전에 참여하는지 모르는 상태로 하와이 펄 하버(진주만)에 도착했다”며 “직후 하달 받은 명령에 따라 미군을 공격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당시엔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자결용 권총까지 지급받았지만 젊은 나이에 죽음을 각오하는 건 솔직히 힘들었다”며 “97식 함상공격기에 탑승해 열심히 어뢰를 쐈다. 어떻게든 어뢰를 맞히려고 했다. 미군 함정에서 불길이 솟으면 솔직히 안심했다”고 말했다.

103세 진주만공습 참전자와 인터뷰하는 사쿠라이 쇼(오른쪽) <사진=니혼TV '뉴스 제로' 공식 홈페이지>

이 대목에서 사쿠라이 쇼는 미군 병사를 죽인 걸 알았을 때 기분을 물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요시오카 씨는 “상관이 항공모함을 가라앉히고 오라더라. 거기 많은 미군이 타고 있다는 건 자명한 일”이라며 “전쟁에 나간 군인으로서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건)미군이나 저나 똑같았다. 때문에 참전자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전쟁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걸 가장 잘 안다”고 답했다.

방송 직후 사쿠라이 쇼의 질문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사쿠라이 쇼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시청자는 “아이돌 출신 방송인들의 역사 인식이 형편없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혀를 찼다.

태평양전쟁의 시작이 된 진주만 공습은 1941년 12월 7일 벌어졌다.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 섬 진주만에 정박 중이던 미군 태평양 함대를 일본이 기습한 사건이다. 이를 계기로 미국을 비롯해 영국, 네덜란드가 일본에 선전포고했다. 일본은 진주만 공습으로 미군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지만 결과적으로 잠자던 사자를 깨우는 꼴이 됐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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