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생전 가장 아낀 옷을 소재로 테디베어를 제작, 유족에 돌려주는 이색 서비스가 2022년에도 계속된다.

스코틀랜드의 의상 디자이너 겸 사업가 매리 맥키니스(23)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이 생전 입던 의상을 테디베어 인형으로 재탄생시키는 뜻깊은 사업이 3년째에 접어들었다고 소개했다.

에든버러 헤리엇와트대학교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매리는 3년 전 사업을 구상하면서 어떤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고민했다.

5년 전 친구 부탁으로 추모용품을 만든 적이 있는 그는 상실의 아픔은 크지만 남은 추억은 오래도록 즐거운 기억을 상기시킨다는 점에 착안, 고인의 애용품을 리폼하기로 결정했다.

고인의 유품을 활용한 곰인형 <사진=매리 맥클니스 페이스북>

당초 다양한 제품을 떠올렸던 매리는 고인이 아끼던 옷을 유족이 버리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고인의 물품을 태우는 등 정리하는 가족들도 체취가 남는 옷만은 어쩌지 못했다.

그렇게 매리는 고인의 옷을 활용해 테디베어를 만들기 시작했다. 셔츠부터 스웨터, 청바지, 잠옷 등 다양한 의류와 모자 등 패션소품이 재료가 됐다. 

매리는 “대학 졸업 후 창업을 계획할 당시만 해도 유품 리폼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친구 부탁으로 추모용 곰인형(메모리 베어)을 만든 게 결정적인 계기가 돼 지금의 생업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요청을 받고 여러 개의 테디베어를 만들어 사진을 공유했더니 평이 좋았다”며 “지금은 유족을 위한 곰인형 만드는 일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인이 생전 가장 즐겨입은 옷과 액세서리를 활용한 곰인형 <사진=매리 맥클니스 페이스북>

처음에는 인형 하나를 만드는 데는 꽤 품이 들어갔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다. 디자인부터 기획, 재단, 봉제, 완성까지 곰 하나에 5~6시간이 소요된다. 개당 제작비용은 50파운드(약 8만원)부터다. 의뢰인이 어떻게 주문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매리는 “한번은 37세 남성이 크리스마스에 맞춰 10세와 12세 두 딸을 위한 인형을 주문했다”며 “말기 암 때문에 딸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없겠다고 판단한 젊은 아빠의 마음이 전해져 작업 내내 눈물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그는 “의뢰마다 아픈 사연이 많지만 역시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을 위해 메모리 베어를 계속 만들 것”이라며 “고인의 취향과 개성, 생전의 이미지로 가득한 인형을 완성할 때 뿌듯함은 뭣과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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