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 탑재기가 사용하는 캐터펄트와 비슷한 추진 방식을 사용하는 우주비행선이 등장할 전망이다. 엄청난 추진력을 얻기 위해 보조 로켓과 결합돼 발사되는 기존 우주비행선의 패러다임을 바꿀지 과심이 쏠렸다.
미국 워싱턴에 본거지를 둔 항공우주기업 라디안 에어로스페이스(Radian Aerospace)는 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세계 최초로 완전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비행선 '라디안 1(Radian One)' 개발을 위해 2750만 달러(약 330억원)를 추가 조달했다고 발표했다.
라디안 원은 수직 로켓 발사대에서 추친체와 연결돼 날아오르는 현존 우주비행선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떠오른다. 지금까지 우주비행선들은 우주공간으로 함께 날아간 발사체 때문에 여러 문제를 야기해 왔다.
한 번 쓰면 무용지물이 되는 발사체는 엄청난 개발비가 드는 데다 우주공간을 떠돌거나 파편이 지구상에 떨어지는 등 위험성이 만만찮다. 이 때문에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은 반복해서 이착륙이 가능한 우주비행선을 고안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라디안 원은 5인승으로 최대 3628kg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발사에는 로켓 슬레드(rocket sled) 방식이 사용된다. 말 그대로 단거리에서 전투기를 띄우는 항공모함의 캐터펄트(catapult)와 유사한 시스템이다. 여기서 얻은 추진력으로 라디안 원을 순식간에 가속시켜 지구 저궤도로 띄우는 것이 회사의 계산이다.
추진체 없이 단독으로 떠오른 라디안 원은 일정 고도에 도달하면 하늘 방향으로 기수를 튼 뒤 급격한 2차 추진을 통해 지구 저궤도까지 솟아오른다. 성공할 경우 연료나 추진체 자체에 드는 우주개발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약되고 폐기물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지상의 로켓 슬레드도 얼마든 재사용 가능하다.
과제도 만만찮다. 캐터펄트의 힘을 빌리더라도 이후 지속적인 추진력을 우주비행선 자체 엔진만으로 얻는 기술 개발이 까다롭다. 우주비행선을 원하는 궤도에 1차 안착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수직으로 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그럼에도 라디안 원이 주목받는 것은 친환경성 및 개발비 절감이다. 라디안 에어로스페이스의 리처드 험프리 최고경영자(CEO)는 "우주로의 접근성 확대는 인류에 있어 무한한 기회"라며 "조만간 우주여행도 비행기 여행만큼 쉽고 편리하게 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추진체를 분리할 필요가 없는 단층식 로켓은 개발되지 않고 있어 우리는 전인미답의 경지에 오를 것"이라며 " 만일 성공한다면 우주개발 및 우주여행 비용과 제반 문제를 극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