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실행될지 모를 인류의 행성 이주 프로젝트 후보지 중 하나인 화성.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인 화성의 활발한 지각운동을 보여주는 증거 사진이 공개됐다. 

유럽우주국(ESA)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화성 적도 부근에 자리한 '밤의 미궁(녹티스 라비린투스, Noctis Labyrinthus)' 동쪽 끝 절벽과 그 주변 지형을 생생하게 담은 영상을 선보였다.

'밤의 미궁'은 이름 그대로 절벽 사이에 낀 계곡이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힌 지역이다. 길이 약 4000㎞에 이르는 마리너 계곡(Valles Marineris)의 서쪽에 위치한다.

TGO가 촬영한 '밤의 미궁'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ESA에 따르면 사진 중앙을 위아래로 가로지른 절벽은 과거 지각운동으로 형성됐다. 강력한 힘으로 지각이 들려올라가고 일부는 내려앉는 과정에서 골짜기가 탄생했다.

지질학에서 평행한 2개 이상의 정단층이 힘에 의해 뒤틀릴 때 단층 밑으로 가라앉은 부분을 지구(graben), 높게 들려 올라간 부분을 지루(horst)라고 칭한다. ESA는 가라앉지 않고 능선이나 고원이 된 고도가 높은 지루 부분과 경계 때문에 이러한 지형이 형성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관련, ESA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지루는 지각운동이 활발한 지역에 형성된다"며 "일련의 지각운동으로 형성된 '밤의 미궁'의 너비는 약 1200㎞, 절벽의 높이는 5㎞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TGO가 촬영한 '밤의 미궁' 확대 사진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확대 사진에서는 지루와 지구의 경계를 이루는 절벽과 곳곳에 형성된 작은 크레이터도 보인다"며 "벼랑에서 떨어진 바위도 몇 개 보이고, 이로 인한 선명한 흔적(점)으로 미뤄 이 지역의 지각운동은 꽤 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밤의 미궁' 사진들은 ESA와 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 ROSCOSMOS)의 공동 미션 과정에서 촬영됐다. 두 기관의 화성 협력 탐사 '엑소마스(ExoMars)'에 동원된 궤도선 트레이스 가스 오비터(Trace Gas Orbiter, TGO)가 관측 장비 'CaSSIS(Colour and Stereo Surface Imaging System)'로 잡아낸 것들이다.

지난 2016년 화성에 도달한 TGO는 2018년부터 본격적인 탐사를 시작했다. 이번 촬영은 지난 2020년 8월 3일 이뤄졌으며, ESA가 보정 등을 거쳐 최근 결과물을 발표했다.

오는 9월 발사될 로잘린드 프랭클린 로버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ESA와 로스코모스는 엑소마스 미션 두 번째 탐사 로버 발사를 오는 9월 계획하고 있다. 현재 화성을 지질학적 측면에서 조사 중인 미 항공우주국(NASA)의 퍼서비어런스와 더불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한다.

로스코스모스 관계자는 "ESA와 협력해 개발한 카자초크 착륙선과 탐사 로버 로잘린드 프랭클린이 오는 2023년 6월 화성에서 본격적인 미션에 착수한다"며 "제2의 지구가 될지 모를 화성의 지질학적 정보는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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