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질환을 알아내는 기술이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USF) 헬스 보이스 센터는 15일 공식 채널을 통해 AI를 통해 환자 목소리를 분석, 병을 특정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인물은 이비인후과 의사인 USF 헬스 보이스 센터 야엘 벤소산 박사다. 병에 걸리면 환자의 목소리나 자세 등 상태가 변하는 것에 착안,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학습하는 AI를 접목한 질병 확정 시스템을 떠올렸다.
박사는 “사람의 목소리에는 성대 진동이나 호흡 패턴을 포함한 다양한 정보가 포함된다”며 “이런 특징을 분석하면 건강 상태가 어떤지 알아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질병에 걸린 사람들의 목소리를 학습한 AI는 딥러닝을 거치며 오차 범위를 계속 줄여나가게 된다”며 “단순한 감기부터 신경장애, 음성장애, 기분장애, 호흡기장애, 발달장애 등을 AI가 진단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의 목소리로 병을 짐작하는 시도는 전에도 있었다. 이를 통해 질병을 유추하는 의사도 있다. 예컨대 낮은 톤으로 천천히 이어지는 음성은 파킨슨병 가능성이 있다. 발음할 때 혀가 제대로 돌지 않는 경우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다. 다만 모든 환자에 적용되는 사항이 아닌 데다 오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USF 헬스 보이스 센터는 기존 환자들의 방대한 음성 정보를 AI가 일정 수준 학습하면 시간, 장소에 관계없이 목소리만으로 병을 알아내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의료진은 환자와 통화만으로 어떤 병인지 진단할 수 있게 된다.
벤소산 박사는 “현재 약 2만~3만 명의 환자 목소리를 AI가 학습 중”이라며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암이나 호흡기 질환, 자폐, 우울증, 양극성 장애 등 다양한 병을 앓고 있다”고 소개했다.
질병 특정 AI 앱 개발은 미국 정부도 관심을 보이는 사안이다. 국립위생연구소(NIH)는 USF 헬스 보이스 센터에 앱 개발 연구비로 수백만 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