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루시(Lucy)’가 첫 지구 스윙바이를 완료했다. 스윙바이는 우주를 탐사하는 우주선이나 관측 장비가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가속 또는 궤도를 수정하는 방법이다.

NASA는 17일 공식 채널을 통해 ‘루시’의 첫 지구 스윙바이가 전날 실시됐다고 발표했다. ‘루시’의 궤도 변경을 위한 지구 스윙바이는 총 12년간의 미션 중 3회 계획됐다. 다음 스윙바이는 오는 2024년 12월로 예정됐다.

지난해 10월 16일 발사된 ‘루시’는 목성과 상대적 위치가 같은 트로얀 소행성 무리를 탐사할 예정이다. 목성의 위성 2개를 포함한 천체 8개와 소행성대(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무리) 소행성 1개 등 9개 천체가 목표물이다.

10각형 거대 태양 전지판(솔라 어레이)을 갖춘 루시 탐사선의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목성 트로얀 행성들은 태양과 목성의 중력이나 천체에 가해지는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점 중에서 목성 공전궤도 상에 있는 L4점(공전하는 목성 전방) 부근 및 L5점(공전하는 목성 후방) 부근으로 나뉘어 소행성이 분포한다.

이곳에 탐사선 ‘루시’가 파견되는 것은 목성 트로얀 행성들이 태양계 행성 형성 및 진화에 대한 정보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NASA는 “두 그룹으로 나뉘는 목성 트로얀 소행성으로 향하는 궤도에 탐사선이 안착하도록 태양을 공전하는 지구의 중력을 이용한 스윙바이는 3회 예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시 탐사선의 주요 탐사 대상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루시’의 첫 스윙바이는 발사로부터 딱 1년이 되는 16일 오후 8시4분(한국시간) 이뤄졌다. 당시 루시는 지구 고도 350㎞ 상공을 통과했다. 지표면으로부터 약 400㎞ 높이에서 지구 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낮은 고도였기에 미국 네브래스카 서부에서는 ‘루시’의 궤적이 포착됐다.

태양 기준으로 화성보다 먼 목성까지 날아가야 하는 ‘루시’는 지름 7.3m에 달하는 거대한 원형 태양 전지판을 양쪽에 하나씩 장착했다. 10개의 날개가 부처처럼 360°의 원형으로 펴져야 하는데, 궤도에 진입한 뒤 고장으로 한쪽 전지판이 345°까지만 열렸다. NASA는 ‘루시’를 제어해 이 전지판을 353~357°까지는 전개한 상황이다.

루시 탐사선의 목성 트로얀 행성 탐사 개요도. 라그랑주 점 L4와 L5 쪽 행성군을 시간을 두고 따로 관측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루시’의 비행이 순조롭다면, 두 번째 지구 스윙바이는 2024년 12월 12일 실시된다. 이 시점에서 ‘루시’는 소행성대를 가로질러 목성 전방 트로얀으로 향하는 궤도에 진입하며, 2025년 4월에는 첫 탐사 대상인 소행성 ‘도널드 요한슨’에 접근한다.

이후 2027년 8월과 9월 ‘유리바테스’와 ‘폴리멜레’, 2028년 4월과 11월 ‘레우코스’와 ‘오루스’를 탐사한다. L4점의 목성 트로얀 행성 탐사를 마친 ‘루시’는 다시 지구로 돌아와 2030년 12월 세 번째 스윙바이를 실시, L5점 트로얀 행성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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