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피부색 때문.”
대마초 사용으로 도쿄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던 미국 육상선수 샤 캐리 리처드슨(22)이 러시아 피겨 신성 카밀라 발리예바(16)의 도핑 파문에 쓴소리를 던졌다.
샤 캐리 리처드슨은 16일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본인 SNS를 통해 카밀라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을 사용했음에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건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샤 캐리 리처드슨은 “카밀라 발리예바와 저는 똑같이 올림픽을 앞두고 도핑 테스트에 걸렸다”며 “저와 카밀라의 유일한 차이점은 피부색이다. 발리예바가 올림픽에 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그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도쿄올림픽 메달권이 유력했던 샤 캐리 리처드슨은 지난해 6월 열린 올림픽 대표선발전을 예상대로 무난하게 통과했다. 다만 이후 도핑 테스트에서 대마초가 검출,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당시 샤 캐리 리처드슨은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그만 대마에 손을 댔다”며 “금지 약물을 사용한 점을 인정하며 반성한다”고 발표했다.
샤 캐리 리처드슨의 약물 사용은 당시 적잖은 논란을 낳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출전권 박탈 직후 미국 내에서는 오리건 주에서 법으로 허용하는 범위에서 대마를 사용한 그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만만찮았다.
카밀라 발리예바의 도핑 논란에 샤 캐리 리처드슨 외의 스포츠 스타들도 유감을 표명했다. 세계적인 피겨 스타 김연아(32)는 15일 인스타그램에 “도핑 위반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은 예외 없이 지켜져야 한다. 모든 선수들의 노력과 꿈은 똑같이 소중하기 때문에”라는 글을 올렸다.
미국 피겨 스타 애덤 리폰(33)은 “이 모든 상황이 그저 가슴 아프다. 이제 15세가 된 소녀는 어른들에게 완전히 배신당했다”며 “불쌍한 소녀를 끔찍한 상황에 빠뜨린 사람들은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성적에 눈이 먼 러시아와 편파판정으로 물의를 빚은 중국올림픽위원회(COC), IOC 등을 싸잡아 비판한 그의 글은 많은 스포츠 팬의 지지를 받았다.
미국의 피겨 스타 출신 해설위원 타라 리핀스키(40)도 “IOC의 결정에 반대한다. 결국 양성반응이 나왔으니 발리예바가 경기에 나가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령이나 타이밍에 관계없이 이번 일은 우리 스포츠 계에 영원한 상처를 남겼다”고 아쉬워했다.
러시아 피겨의 차세대 스타로 평가받는 발리예바는 15세던 지난해 12월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다만 IOC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정한 ‘16세 미만 피보호자 예외 규정’을 들어 베이징 입성을 허용, 논란이 일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