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를 혐오한다’는 책으로 알려진 일본 페미니스트 겸 사회학자 우에노 치즈코(74)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모친이 불륜을 저지른 것 같다는 10대의 고민에 “엄마의 비밀을 지켜줘라”고 답한 칼럼이 신문에 게재됐기 때문이다.
26일 트위터에는 우에노 치즈코에게 엄마의 불륜 문제를 상담한 10대의 고발성 글이 올라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게시자는 엄마가 동창회를 핑계로 한 달에 한 번 반드시 외출하며, 그때마다 불륜을 저지르는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게시자는 “이에 대한 응답 형태로 신문에 게재된 우에노 치즈코의 글을 보고 너무 놀랐다”며 “가정을 지키고 싶은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의 불륜을 이해하라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명한 학자라고 들었는데 엄마도 여성이라는 등 제게 해준 조언들은 도움이 되기는커녕 소름이 끼쳤다”며 “이런 칼럼을 버젓이 지면에 내는 OO신문사도 제정신이 아닌 듯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우에노 치즈코는 게시자에게 “엄마의 불륜을 모르는 건 아빠의 무관심 탓” “자녀라도 여성으로서 엄마의 권리를 봉인할 권리는 없다” “엄마의 비밀을 지켜줘라” “엄마의 공범이 돼라” 등 표현을 써가며 불륜을 감싸줄 것을 권했다.
트위터 글은 즉시 2ch 등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됐다. 자연히 우에노 치즈코의 칼럼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만약 질문자가 엄마 대신 아빠의 불륜을 의심했다면, 우에노 치즈코가 이 같은 조언을 했을 리 만무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우에노 치즈코는 매스컴이나 대중의 비평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페미니즘을 주장해왔다. 우리나라 젠더 갈등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여혐’ 즉 여성혐오라는 단어는 우에노 치즈코의 저서에서 비롯됐을 정도로 한국 페미니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