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달 사이에 스파이 위성을 띄우는 미국의 계획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 상공 3만5000㎞를 커버했던 미국의 우주 미션 한계가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미공군연구소(Air Force Research Lab)는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국의 우주 미션 범위를 최소 10배는 늘려줄 ‘시스루나 하이웨이 패트롤 시스템(Cislunar Highway Patrol System, CHPS)’의 최신 정보를 공개했다.

CHPS는 달을 우주 개발의 전진기지로 삼으려는 미국의 속내를 잘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핵심은 지구와 달 궤도 사이(cislunar, 시스루나)의 명확하고 광범위한 조사 및 자료 수집. 이를 위해 미 공군은 스파이 위성, 즉 대기권 밖에서 타국의 군사·정치·경제 정보를 수집하는 인공위성을 띄울 계획이다. 

현재 CHPS 프로젝트의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스파이 위성을 통해 미국이 지구와 달 궤도 사이의 모든 것을 감시 대상에 둘 것으로 추측된다.

시스루나 영역을 감시할 미 공군의 스파이 위성 예상 이미지 <사진=미공군연구소(AFRL)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Cislunar Highway Patrol System (CHPS)' 캡처>

미군이 시스루나 영역 감시를 위해 스파이 위성을 계획한 것은 우주군 조직과도 맞물린다. 미국은 2019년 12월 우주군을 정식 창설했고 이듬해 초대 참모총장도 임명했다.  

스파이 위성 발사와 관련, 미군은 시스루나 영역의 상황을 파악하고 군 활동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감지하는 첫 단계라는 입장이다. 즉 타국에 위협을 주거나 미국의 이익만을 노린 프로젝트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다만 이를 경쟁 국가들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우주군을 위해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중국을 비롯해 자위대에 ‘우주작전대’를 설치한 일본, 냉전시대부터 미국과 우주 개발 경쟁을 벌여온 러시아가 스파이 위성을 묵과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미군이 스파이 위성의 도입을 앞당긴 것도 경쟁 국가들의 반발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소에 따르면 스파이 위성 발사 목표는 2025년이며, 미 공군은 현재 위성 개발을 담당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