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익룡들이 알록달록한 깃털을 가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흥미로운 주장은 익룡의 피부 유형에 대해 논란이 계속된 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아일랜드 코크대학교(UCC) 연구팀은 2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소개한 논문에서 태고의 하늘을 누빈 익룡들이 비늘이 아닌 새와 같은 깃털을 가졌을 증거를 제시했다.

생물학계는 그간 익룡의 피부가 도마뱀 같은 비늘, 아니면 새와 같은 깃털로 덮여 있다고 추측해 왔다. 연구팀은 익룡의 피부에 깃털이 나 있었다는 결정적 증거를 브라질 북동부에서 발견했다.

이번에 발굴된 익룡 투판닥틸루스 임페라토르(Tupandactylus imperator)의 머리 화석은 대략 1억5000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됐다. 이 익룡은 2억3000만~6600만년 전 공룡들과 함께 지구상에 존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한 볏 같은 조직을 지닌 투판닥틸루스 종의 상상도 <사진=National Geographic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Flying Monsters 3D | National Geographic' 캡처>

투판닥틸루스의 머리 화석을 들여다본 연구팀은 이 익룡의 상징인 거대한 볏 아랫부분에서 짧은 털 가닥을 확인했다. 솜처럼 푹신푹신한 이 조직은 새의 깃털처럼 분기 구조를 가졌다.

연구를 이끈 마리아 맥나마라 교수는 “볏 아랫부분에 거무스름한 솜털과 갈라진 밝은 색 깃털이 나 있었다”며 “이런 놀라운 발견을 할 줄은 정말 몰랐다. 고대 익룡들은 현대의 새와 마찬가지로 깃털을 가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이어 “생물학계는 익룡이 비늘을 가졌는지, 아니면 깃털을 가졌는지를 놓고 고민해 왔다”며 “이번 발견은 오래된 학자들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결정적 증거”라고 강조했다.

특히 연구팀은 투판닥틸루스 임페라토르가 멜라닌을 조절해 색을 자유자재로 만드는 유전적 기능을 가졌다고 결론 내렸다. 안 그래도 거대한 볏으로 시선을 끄는 이 익룡이 화려한 깃털 옷까지 가졌다는 의미다.

흥미로운 발견을 이끈 UCC 마리아 맥나마라 교수 <사진=UCC 공식 홈페이지>

맥나마라 교수는 “깃털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더니 세포소기관(세포 내에서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분화된 구조) 멜라노솜(멜라닌소체)에서 과립상 멜라닌 색소가 발견됐다”며 “멜라노솜은 깃털 종류에 따라서 형상이 달랐다”고 전했다.

현대 조류의 경우 날개 색깔은 멜라노솜 형상에 따라 좌우된다. 익룡이라도 깃털 종류에 따라 멜라노솜의 모양이 달랐다는 것은 그들의 날개에도 다른 색을 만들어내는 유전적 메커니즘이 갖춰져 있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투판닥틸루스 임페라토르 외의 익룡들도 깃털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수컷들이 화려한 깃털을 갖는 현대 조류의 특성이 익룡들로부터 비롯됐는지 등 수많은 궁금증을 풀기 위해 관련 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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