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각지의 농지를 위성이 면밀하게 관찰, 작물의 건강 상태 등 경작 상황 파악하는 인공위성 기술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유럽우주국(ESA)은 1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패치워크(색이나 무늬, 크기가 다른 천들을 이어 붙인 수공예품)를 떠올리게 하는 지구 농지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이 이미지는 ESA의 지구 관측 미션에 동원된 위성 센티넬-2가 미국 텍사스주 헤리퍼드 부근의 농지를 촬영한 뒤 편집한 결과물이다.
ESA 관계자는 “헤리퍼드는 반건조 기후인데 지하의 광활한 대수층에서 퍼 올린 물을 관개에 이용한다”며 “밀이며 옥수수, 대두, 양파 같은 농작물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티넬-2가 지난 2019년 3월 17일부터 4월 21일까지 촬영한 이 사진은 정규 식생 지수(Normalised Difference Vegetation Index, NDVI)가 이용됐다. NDVI는 영상 처리 기술의 하나로 농작물 같은 식생의 유무를 강조하는 데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근적외선과 적색광 밴드 사이의 값 차이를 두 밴드를 합한 값으로 나눠 계산한다.
ESA 관계자는 “패치워크를 구성하는 색깔은 지상의 식생 상태를 아주 선명하게 나타낸다”며 “적·황·녹색은 식생의 성장 변화, 백색은 이 기간에 식생이 풍부했던 곳, 검은색은 식생이 부족했던 곳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어 “각 농지의 식생 현황이 반영된 이미지는 마치 농지가 그려낸 컬러풀한 패치워크 같다”며 “인공위성의 관측 데이터를 사용하면 식물의 건강이나 성장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향후 어떤 작물을 심어야 할지, 어디에 경작지를 구성해야 할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눈여겨볼 점은 농지의 상당 부분에 나타난 수많은 원형 무늬다. 이는 센터피벗이라고 불리는 관개시스템의 하나다. 센터피벗은 농지 중앙에서 뻗은 길이 수백 m~1㎞의 길다란 암에 다수의 스프링클러를 장착한다. 암 전체가 원을 그리듯 움직이면서 물을 뿌리는데, 암이 그리는 원 외에는 물이 닿지 않기 때문에 작물을 키울 수 있는 범위도 원형으로 변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