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이주 계획을 진행 중인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가 화성 유인비행 시기를 오는 2029년으로 늦췄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52)는 17일 트위터를 통해 스페이스X의 첫 화성 유인비행 시기를 묻는 스페이스허브의 트윗에 2029년이라고 직접 답했다. 2029년은 공교롭게도 1969년 인류가 처음으로 달에 내린 지 꼭 60년이 되는 해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2016년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후 스페이스X는 화성 로켓 개발을 신속하게 진행하며 블루오리진 등 경쟁 관계인 민간 업체들을 긴장시켰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보다 빠른 속도에 사람들의 관심은 날로 커졌다.
기세가 오른 일론 머스크는 화성 유인비행 및 착륙을 2026년까지 성사시키려 했다. 그랬던 그가 트윗에 ‘2029’라고 적음으로서 인류가 화성에 발을 딛는 시기는 적어도 3년 늦어지게 됐다.
일론 머스크가 화성 유인탐사 시기를 늦춘 것은 급변하는 우주개발 환경 탓으로 분석된다. 인류를 화성이나 달에 보내기 위해 스페이스X가 개발하는 초대형 로켓 스타쉽은 여러 차례 고고도 비행에 성공했지만 우주에는 아직 나가지 못했다.
화성 유인비행 계획이 지연된 것과 관련, 일론 머스크는 최근 2년간 줄기차게 미국 정부의 규제를 탓했다. 민간 업체의 로켓 발사와 관련, 정부가 너무 많은 조건을 들먹인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가 스타쉽에 탑재할 랩터 엔진 개발을 제때 맞추지 못하면 도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로켓 개발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은 스페이스X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일론 머스크는 2016년 인터뷰에서 화성 유인비행 실현은 9년 내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2020년 12월 미디어 기업 악셀 스프링거가 주최한 시상식에서는 화성 유인 착륙을 6년 뒤쯤 예상한다고 공언했다.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화성과 지구가 가장 근접하는 4년 뒤가 적당하다고도 했다.
결국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 계획은 일론 머스크가 장담했던 시기보다 최장 5년이나 늦춰졌다. 로켓을 발사하려면 목표가 되는 별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졌을 때가 적절한 시기인 건 맞다. 그 타이밍은 한정돼 있는데, 향후 10년 이내라면 올해와 2024년, 2026년, 2028년 후반 또는 2029년 전반이 기회다.
스페이스X가 2029년에도 일정을 맞추지 못하고 2030년대까지 넘어간다면 일론 머스크가 늘어놨던 자랑들은 빛이 바래게 된다. NASA가 2030년대 초 화성 유인 비행을 예정하고 현재 순조롭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