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떠난 사랑하는 사람을 불러 마지막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일명 '강령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등장했다. 남겨진 이들을 위한 좋은 기술이라는 호평 한편에서는 윤리적 문제가 다분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미국 AE 스튜디오가 개발한 이 서비스는 AI의 딥러닝 기능을 이용, 유족이나 지인들이 마치 죽은 이와 실제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경험을 제공한다. 혼을 불러들이는 의식 같다고 해서 서비스 명도 'Seance(강령술) AI'로 정했다.

'Seance AI'로 죽은 이와 대화하려면 공식 사이트에 접속한 뒤 고인의 이름, 나이, 성격과 죽었을 때 상황 등 데이터를 영문으로 입력하면 된다. 고인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생전에 남긴 글 등을 업로드할 수도 있다.

필요한 정보를 AI에 전달한 뒤에는 나누고 싶은 내용을 입력한다. 이를 고속으로 학습한 AI는 고인이 살아 돌아온 것처럼 이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내준다.

죽은 이의 정보를 입력, 메시지를 주고 받는 AI 서비스가 등장했다. <사진=pixabay>

회사는 이 서비스가 결코 논란이 될 일이 없다는 입장이다. 첨단 기술을 이용해 먼저 떠난 가족이나 친구와 못 나눈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추억과 감성을 자극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어디까지나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잠깐만 AI의 힘을 빌릴 뿐, 공포영화 속의 해괴한 강령술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업체 관계자는 "사람의 삶이 모두 다른 것처럼 죽음의 유형과 개인 주변의 상황은 제각각"이라며 "남은 사람들이 전혀 준비하지 못하는 이별도 많기에 'Seance AI'는 유용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첨단 기술을 이용한 오컬트 서비스를 하려는 게 아니다"며 "가족이나 친구가 죽을 때 누구나 겪는 슬픔과 한탄을 AI의 힘으로 달래고, 뭣보다 감정 정리를 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전했다.

AI의 발달은 사람의 사후나 정신, 영혼 등과 관련된 사업도 활성화하고 있다. <사진=pixabay>

AI를 이용해 고인과 남은 사람을 연결하는 서비스는 이미 여럿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죽은 자녀 또는 배우자를 AI와 가상현실(VR) 기술로 재현해 가족과 재회하게 하는 실험 방송이 제작되기도 했다.

사람들은 망자와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전하지 못한 마음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AI 기술의 옳은 활용이라고 반겼다. 반면 인간이 잘못된 영역에 발을 들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AI를 활용한 고인 관련 서비스는 몇 가지 부작용을 보여줬다. 미국의 한 업체가 고인과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장례식 도중 갑자기 망자의 음성이 울려 퍼져 의도하지 않게 참석자들이 공포에 떨어야 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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