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미확인비행물체(UFO) 목격 보고를 고의로 무시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국방부가 미확인항공현상(UAP. UFO와 비슷한 개념)을 전담할 새 조직을 창설한 뒤 나온 폭로여서 관심이 쏠렸다.

캐나다 왕립 공군(Royal Canadian Air Force, RCAF) 조종사 출신 존 윌리엄스는 지난달 29일 SNS를 통해 정부가 UFO 목격 정보를 대부분 묵살했으며 추적 조사도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존 윌리엄스는 "미국은 최근 UAP를 담당할 조직 'AOIMSG'를 만들었지만 미국만큼이나 UFO가 많이 목격되는 캐나다 상황은 깜깜하다"며 "정부가 마지못해 관련 기밀 일부를 공개했지만 해당 정보는 대부분 편집된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존 윌리엄스는 2016년 9월 20일 상황을 들었다. 당일 정오 무렵 밴쿠버 항공관제탑으로부터 RCAF에 '중요한 목격 정보 있음'이라는 보고가 들어왔다. 밴쿠버를 향해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북쪽 해안을 비행하던 에어캐나다 익스프레스 조종사가 기체 900m 상공을 천천히 지나는 붉은 빛 덩어리 3개를 목격했다는 내용이었다.

항공기 조종사들에 의한 UFO 목격 보고가 각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사진=pixabay>

당시 레이더를 확인한 캐나다 RCAF는 기체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정부에 보고했다. 이후 추적 보고도 진행하지 않았다. 존 윌리엄스는 조종사 여러 명이 빤히 본 불빛을 공군이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많다고 추측했다.

그는 "당시 목격담 외에도 공군은 UFO 목격 정보를 수없이 보고 받았다"며 "기록은 하되 이에 대한 명확한 보고서가 작성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당연히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현재 캐나다 정부는 영공에 접근하는 비행 물체들을 감시하기 위해 미국과 합동방위체인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th American Aerospace Defense Command, NORAD)를 운영하고 있다. UFO 관련 정보를 전담하는 조직은 NORAD 산하의 캐나다항공방위부(Canadian Air Defence Sector, CADS)다.

존 윌리엄스는 "CADS의 중추는 온타리오 북동부 군사기지 CFB 노스베이에 자리한 RCAF의 21 항공관제·경보중대"라며 "대부분 기밀이 해제된 CADS의 UFO 문서는 광범위하게 편집된다. 과연 CADS가 조종사들의 목격담에 몇 건이나 올바로 대응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의 방위 영역 <사진=NORAD 공식 홈페이지>

근거로 제시된 문서 중 하나는 2016년 4월 작성됐다. 그 달 15일 밤 토론토 부근을 날던 항공편에서 CADS에 "밝은 빛이 머리 위를 통과했다"는 긴급 보고가 들어왔다. 당시 부근에 어떤 비행기도 뜨지 않은 점을 들어 일지에 'UFO'라고 기록됐지만 CADS는 이 단어와 이후 문장들을 흰색으로 칠해 수정했다.

캐나다 정부의 UFO 보고가 조작됐다는 주장은 이전에도 제기됐다. 2018년 11월 21일 아침, 그린란드 방향에서 진입하는 정체불명의 그림자가 레이더에 잡히자 CADS는 즉각 정찰기를 띄웠다. 당시 CSDS는 세세한 조사 없이 수수께끼의 그림자가 레이더 불량에 따른 것이라는 섣부른 결론을 내렸다. 

존 윌리엄스는 "1만3000시간의 비행 경험으로 미뤄 당시 보고서는 대충 작성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CADS는 NORAD가 운용하는 광범위한 레이더 시스템을 활용하는데, 수많은 레이더들이 한꺼번에 불량을 일으킬 확률은 극히 낮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 역시 과거부터 제기된 다양한 UAP 목격담을 무시하고 숨겨왔다"며 "관련 기관에 몸담았던 고위급 인사들의 폭로와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는 의회의 압박 등을 보면서 캐나다 정부도 깨닫는 바가 있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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