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 종료가 예정된 미 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가 마지막 셀카를 공개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월 24일 미션 1211솔 당시 인사이트가 촬영한 셀카를 선보였다. 1솔은 화성에서의 1태양일로, 약 24시간40분에 해당한다.

인사이트는 로봇 팔에 탑재된 카메라를 사용해 동체 사진을 찍었다. 좌우로 전개된 두 장의 솔라 어레이(태양전지 반사판)를 비롯해 동체 표면이 화성 먼지로 뽀얗게 뒤덮인 것을 볼 수 있다. 

JPL 관계자는 “이 사진은 인사이트가 임무 중 촬영한 마지막 셀카가 될 것”이라며 “2018년 12월 6일 미션 10솔째 처음 찍은 셀카와 비교하면 3년 반 사이에 쌓인 먼지의 심각성이 대번에 드러난다”고 전했다.

4월 14일 인사이트가 마지막으로 찍은 셀카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 공식 홈페이지>

2018년 11월 27일 화성 엘리시움 평원에 착륙한 인사이트는 화성 내부 구조를 연구하는 임무를 수행해 왔다. 착륙 다음 달인 2018년 12월 설치된 화성 지진계 ‘SEIS(Seismic Experiment for Interior Structure)’는 지금까지 1300건 이상의 화진(화성지진)을 관측했다. 천문학자들은 SEIS가 검출한 지진파를 해석해 화성의 핵이 액체인 사실과 그 크기는 물론 지각의 두께까지 파악했다.

인사이트 미션은 당초 착륙으로부터 2년간(화성에서 약 1년간)으로 예정됐다. NASA는 이를 올해 12월까지 총 2년 연장한 상태다. 인사이트는 지난달 4일 화성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매그니튜드5의 지진을 관측하는 등 여전히 활약 중이다.

2018년 화성 일레시움 평원 착륙 직후의 인사이트 셀카. 첫 사진과 비교해 동체 및 솔라 어레이가 확연하게 깨끗하다.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 공식 홈페이지>

다만 NASA는 인사이트의 솔라 어레이에 쌓인 먼지 탓에 발전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JPL에 따르면 착륙 당시 인사이트의 전력량은 1솔 기준 시간당 약 5000와트였지만 지난 5월로 10분의 1까지 떨어졌다.

JPL 관계자는 “발전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인사이트의 로봇 팔은 5월 고정되고 말았다”며 “이를 은퇴 자세(retirement pose)라고 부른다. 기체 전체가 찍힌 셀카를 만들려면 원래 로봇 팔을 움직여 여러 각도의 사진을 찍어야 하지만 인사이트의 로봇 팔이 움직이는 일은 이제 없어 이번 사진이 마지막 셀카”라고 설명했다.

척박한 먼지로 뒤덮인 화성은 향후 수개월에 걸쳐 계절 변화에 따라 대기 중 먼지가 증가한다. 햇볕은 더욱 약해지기 때문에 인사이트가 사용 가능한 전력은 갈수록 줄어든다.

현재 유일하게 관측 활동이 가능한 인사이트의 화성 지진계 SEIS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 공식 홈페이지>

JPL은 인사이트가 사실상 지난 5월 말 이후 SEIS 이외의 관측 장비를 작동하지 못했고, 올여름이 끝날 무렵에는 SEIS마저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인사이트는 지구와 통신을 계속하거나 가끔 촬영한 화상을 송신하기 위한 전력을 확보하다 오는 12월경 완전히 멈출 것으로 JPL은 예상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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