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뒤편에 인공물이 충돌한 뒤 생긴 크레이터가 미 항공우주국(NASA) 관측 장비에 의해 촬영됐다.

NASA는 2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달 탐사 위성 ‘루나 리커니슨스 오비터(Lunar Reconnaissance Orbiter, LRO)’가 촬영한 달 뒷면 최신 이미지를 선보였다.

사진은 지구에서는 직접 볼 수 없는 달의 ‘헤르츠스프룽 크레이터(Hertzsprung crater)’에서 북동쪽으로 약간 떨어진 지역을 담고 있다.

직경 약 570㎞의 초대형 크레이터 인근에는 직경 16m 및 18m 크레이터가 겹쳐진 한 쌍의 크레이터가 선명하게 보인다. NASA는 이 흔적이 인공물질이 떨어지면서 최근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NASA는 달에 흠집을 낸 인공물질이 지난 3월 4일 떨어졌다고 특정했다. 물론 어떤 물체인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날짜를 공개한 덕에 적잖은 우주 마니아들이 중국을 겨냥했다.

LRO가 촬영한 달의 뒷면. 지구에서는 직접 관측할 방법이 없다. <사진=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공식 홈페이지>

일부 천문학자들은 지난 1~3월 “과거 발사된 로켓의 부품 등 인공물질이 달 뒤편에 충돌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당초 충돌할 물체는 2015년 발사된 스페이스X 로켓 팰컨9의 2단으로 추정됐으나 이후 분석 결과 2014년 중국이 쏘아 올린 발사체 창정 3호일 가능성도 대두됐다.

문제의 이미지는 인공물질이 충돌한 후 2개월 반 정도가 지난 5월 21일 LRO가 촬영했다. NASA에 따르면 크레이터가 발견된 곳은 헤르츠스프룽 크레이터와 가까운 북위 5.226도, 동경 234.486도 지점이다.

NASA는 인공물질 충돌로 인한 크레이터 2개가 거의 겹치면서 늘어선 이중 구조 크레이터가 형성됐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충돌 직전인 2월 28일 촬영된 이미지와 비교하면 예전부터 존재하던 천연 크레이터 바로 근처에 충돌한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모두 인공물의 충돌에 의해 형성된 것을 알 수 있다.

NASA 관계자는 “이중 크레이터가 형성된 것은 예상 밖인데, 이는 충돌한 인공물질의 정체를 특정할 결정적 단서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달 표면에는 로켓 일부나 탐사기 잔해 같은 인공물이 몇 번이나 충돌했다. LRO의 촬영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면 충돌한 물체들을 특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월 28일 촬영한 달 뒷면과 3월 4일의 비교 애니메이션. 3월 사진은 이중 크레이터가 확연하게 눈의 띈다. <사진=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공식 홈페이지>

실제로 LRO는 아폴로 계획에 사용된 로켓 새턴V의 3단 ‘S-IVB’의 충돌 크레이터를 포착한 바 있다. ‘S-IVB’ 충돌에 의해 형성된 크레이터는 윤곽이 약간 불규칙하지만 모두 단일 흔적이다. 3월 4일 충돌로 형성된 이중 크레이터의 최대 폭은 29m로 ‘S-IVB’의 충돌로 형성된 크레이터의 직경(35m 이상)과 비슷하다.

NASA 관계자는 “일반적인 액체연료 로켓의 1단(스테이지) 및 2단은 주로 추진제(연료와 산화제)를 충전하는 탱크 하단에 로켓 엔진을 설치하는 원통 구조”라며 “분리된 스테이지는 탱크 내에 추진제가 거의 남아있지 않고 질량은 엔진이 장착되는 1단에 집중돼 과거 충돌에서는 단일 구조의 크레이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촬영된 크레이터가 이중 구조라는 것은 충돌한 스테이지 양단에 질량이 집중됐음을 의미한다”며 “이를 토대로 인공물 특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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