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59) 일본 디지털청 대신(장관)의 외형을 본뜬 로봇이 탄생했다. 국가를 막론하고 현역 정치인의 아바타 로봇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사카대학교와 국제전기통신기초기술연구소(ATR)는 21일 공동 발표회를 갖고 고노 다로 장관의 아바타 로봇 ‘제미노이드 TK’를 공개했다. 제미노이드란 실존 인물을 그대로 본뜬 쌍둥이 로봇을 의미한다.
고노 다로 장관의 실제 키와 같은 175㎝ 높이의 ‘제미노이드 TK’는 자체 구동하는 로봇이 아니라 외부에서 조작하는 아바타다. 제어 가능한 관절은 52개이며 좌우 안구에 하나씩 설치된 CMOS 카메라가 센서 역할을 한다. 피부는 실리콘 수지다. 동작을 구현하는 공기압 조절장치(레귤레이터) 및 공기압축기(에어컴프레서)용 전원(DC 24V 및 AC 100V)을 탑재했다.
실제 고노 다로 장관의 신체 비율은 물론 얼굴 생김새까지 재현한 이 아바타 로봇은 내각부가 주도하는 일명 ‘문 샷(Moon Shot)’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명언 “달을 향해 쏴라”에서 착안한 이 사업은 대담한 상상력을 실현하는 다양한 연구와 실험으로 구성된다. 사업 추진은 일본과학기술진흥기구(JST)가 담당한다.
‘제미노이드 TK’는 향후 다양한 실험에 동원된다. ATR과 오사카대학교는 살아있는 정치인을 본뜬 로봇이 실제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 아바타 활동을 조작자 본인의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 대중의 의견도 청취할 계획이다.
로봇 개발을 이끈 오사카대학교 지능로봇연구소 이시구로 히로시(59) 교수는 이미 자신을 본뜬 아바타를 소유했다. ‘제미노이드 HI-6’으로 명명된 이 로봇은 함께 공개된 ‘제미노이드 TK’와 사양이 거의 비슷하나 입상이 아닌 좌상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