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아주 천천히 오그라들고 있으며, 그 영향으로 달 지진이 발생해 육지의 붕괴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등이 속한 공동 연구팀은 25일 공개한 관측 보고서에서 달이 지난 몇 억년에 걸쳐 끊임없이 축소됐고, 달 지진이 늘어 지표면 균열이 가속화 중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현재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이 앞다퉈 달 남극을 탐사하고 있지만 여기 기지를 설치할 경우 향후 지속되는 지진에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NASA는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을 2022년 말 시작했으며, 2026년 이후 유인 달 탐사에 나선다. 다만 연구팀은 남극의 일부 지형과 절벽이 무너지기 쉽게 변화했다고 경고했다.
달이 축소된다는 주장은 전에도 나왔다. 점차 차가워지는 핵이 점점 쪼그라드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메릴랜드대 천문학자 니콜라스 슈머 교수는 "포도를 건조하면 겉이 쪼글쪼글해지는 것과 같이, 달의 표면은 갈라지고 지진이 많아졌다"며 "천발월진, 즉 얕은 달 지진의 경우 지표면으로부터 50~220㎞ 깊이에서도 일어난다"고 전했다.
이어 "지구의 지진은 몇 초에서 몇 분 만에 엄청난 피해를 주는데, 천발월진은 무려 몇 시간 계속될 수 있다"며 "천발월진은 반세기 전 NASA의 아폴로 계획에서 최대급이 리히터 규모 5로 밝혀졌지만 흔들림이 길면 그 위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아폴로 계획 당시 지진계가 감지한 최대급 달 지진의 진원지가 남극인 점을 강조했다. 아래 그림의 자주색 및 파란색 동그라미는 천발월진의 진원지로 예상되는 곳이다. 사각형은 비행사를 태우고 발사할 '아르테미스 III' 미션의 '오리온' 우주선 착륙 후보지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국 스미스소니언협회 행성학자 토마스 와터스는 "지금까지 이어온 달 남극의 시뮬레이션은 지속되는 지진으로 인한 기존 단층의 미끄러짐은 물론 새로운 충상단층의 출현을 시사한다"며 "만약 인류가 물이 묻혔다는 이유로 달 남극에 집착한다면 엄청난 지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을 진행하는 NASA는 물론 러시아나 인도, 일본, 중국 등 다른 국가도 달 남극에 주목한다"며 "달 착륙 지점을 확정하기 앞서 달 지진의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달이 쪼그라드는 속도나 정도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NASA는 2010년 달 정찰 위성(LRO)의 관측 결과를 토대로 달의 탄생 이후 지름이 약 182m 축소된 것으로 추측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